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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그 죽음에 대한 애도, 가능합니까? [1]
5월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죽음이 있다. 마침 한국영화 세편이 거의 동시에 개봉했고, 세편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죽음을 말하고 있다. 물론 <시> <하녀> <하하하>는 한 묶음으로 논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이들이 여전히 애도되지 못한 죽음의 필연적인 영화적 귀환이라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글: 남다은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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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그 죽음에 대한 애도, 가능합니까? [2]
타자의 죽음은 현현할 수 있을까
영화의 마지막에 미자가 지은 <아네스의 노래>가 완결된 형태로 들릴 때, 그녀의 모습은 사라진 뒤다. 시를 읊는 미자의 내레이션은 어느 순간 소녀의 목소리로 바뀌고, 소녀가 투신했던 다리 위로 돌아온 영화는 스크린을 향해 얼굴을 돌리는 소녀를 보여준다. 영화 도입부에 얼굴을 물에 처박고 흘러가던 주검이 영화의 마
글: 남다은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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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홍상수의 이야기 교육 [2]
나폴리 모텔의 수박 껍질
<하하하>를 보면서 연대기적 순서를 그리기 곤란한 것은 홍상수가 늘 명징한 시간의 계시 방법을 회피하면서 연대기적 관계를 표현하는 방법을 궁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홍상수는 네 인물의 분리된 것처럼 보이는 시간에 대해 벽에 걸린 달력을 통해 신호한 바 있다. <오! 수정&
글: 장병원 │
201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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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홍상수의 이야기 교육 [1]
생활의 편린들에 대한 이렇다 할 과장이나 미화를 찾아볼 수 없는 홍상수의 영화들은 늘 익숙한 형식으로 회귀한다. 지난 10여년간 견결히 자신의 성채를 쌓아온 홍상수의 열 번째 영화 <하하하>는 초기작들이 지니고 있던 창조적 형식으로의 회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하다. 이 영화의 놀라움은 차츰 희미해지고 있다고 여겨졌던 양
글: 장병원 │
201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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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영화의 힘, 기적의 체험
*스포일러로 가득합니다. <시>는 스포일러가 영화에 대한 체험을 ‘완전히’ 망칠 수 있습니다.
나는 가라타니 고진을 언급하며 글을 시작해 어느 정도 작성해둔 상태였다. 그런데 ‘이창동의 도덕’(<씨네21> 제753호)을 보면, 정한석 역시 <시>를 보며 가라타니 고진을 떠올렸던 모양이다. 그는 친절하게도 (내가 작성해
글: 안시환 │
201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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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우리, 맨 얼굴의 공포와 대면할 수 있을까
책 한권(<씨네21> 제752)이 모두 홍상수 감독의 세계에 바쳐졌다. 이런 상황에서 무언가 말을 덧붙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하하>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영화가 홍상수의 전작들 중에서 가장 유쾌하다는 공통된 평을 들려주고 있다. 수도 없이 자문했다. 내가 이상한 걸까? 내게는 슬픈 영화다. <하하하>는 어
글: 남다은 │
201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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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눈 먼 전쟁-기계의 탄생신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캐스린 비글로의 일관된 관심사는 하드보디 마초들이 우글거리는 신화적 남성 세계를 감싸고 도는 험상스러운 파국의 기운이다. 단적으로 영화 <허트 로커>는 ‘이라크전으로 무대를 바꾼 <폭풍 속으로>(1991)’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인데, 극한의 위험 속으로 초연히 걸어가는 수수께끼 같은 사나이와 마력적인 그의 남성성
글: 장병원 │
2010-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