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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7인의 여포로>로 검열 고초, 뇌출혈 딛고 다시 현장으로
이만희 감독의 (1965)는 포로가 된 국군 간호 장교들을 호송하는 북괴군 장교가 주인공으로 등장했어. 구봉서가 북괴군 장교 역을 맡았는데, 감독의 요청에 따라 인민군복을 멋지게 만들어 입히고, 가죽으로 만든 군화까지 신기고 나니 그렇게 폼이 날 수가 없는 거야. 지금은 구봉서가 코미디언으로만 알려졌지만, 그 당시엔 얼굴이 곱상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해 폼나는
200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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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돈 너무 많이 줘서 신필림 나왔어”
1961년은 홍성기와 신상옥 감독의 ‘춘향이’ 대결이 화제였어.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최은희와 막 샛별처럼 떠오른 김지미를 두고 누가 더 연기를 잘하느냐, 어떤 옷을 입고 나올 것이냐에 온통 관심이 쏠렸지.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내가 의상을 맡았어. 하지만 이 흥행 대결은 어느 정도 결과가 예상되는 싸움이었어. 당시 최은희의 인기는 김지미를 압도
2002-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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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어둠 속의 댄서> <파리 텍사스>의 로비 뮐러
촬영감독 로비 뮐러에게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어둠 속의 댄서>(2000)는 전통적으로 촬영감독에게 기대되는 것 이상을 요구하는 힘든 작업이었다. 그러나 라스 폰 트리에의 작품은 곧 그를 매료시켰고, 흔쾌히 이 도전을 받아들인 뮐러는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촬영을 선보인다. 지난한 현실의 삶을 살아가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셀마의
2002-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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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배우의 신체치수 일일이 기억, 시나리오 원작까지 읽으며 의상을 고민
58년에 유현목 감독이 <인생차압>이라는 현대물을 찍는데, 틈만 나면 자기 영화에 출연해 달라고 조르는 거야. 현목이랑 나랑은 동갑이라 무척 친했거든. 다른 사람 영화엔 출연해주면서 자기 영화엔 왜 얼굴을 안 내미느냐는 거지. 그래서 대신 의상을 해주마 했지. 그게 첫 현대물이었어.현대물 의상은 사극에 비하면 할 일이 거의 없어. 배우들이 배역의
200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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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율리시즈의 시선> <안개속의 풍경>의 요르고스 아르바니티스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움직이는 영상을 선보인 지 100년이 되는 해,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은 <율리시즈의 시선>(1995)을 통해 그 역사를 반추하려 한다. 지난 100년간 온갖 분쟁과 내전의 대상이 되어왔던 발칸반도 전역은 최초의 무성영화를 찾는 감독 A의 시선과 맞물리며 그 역사적 생채기를 드러낸다. 이타카의 왕 율리시즈가 전쟁에 나갔
200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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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 <블랙 호크 다운>의 슬라보미르 이지악
“10편의 작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게.” <십계>(1987)의 제작을 앞둔 크쥐쉬토프 키에슬로프스키가 촬영을 맡을 슬라보미르 이지악에게 건넨 첫마디였다. 인간 본성의 면면을 드러낸 이 문제작들은 숱한 논쟁을 자아내며 이들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주었으나, 당시 이지악에게는 이 제안이 썩 내키지 않았다. 우선 16mm TV시리즈라는 것 자체
200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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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47년간 의상 담당한 한국영화 산 증인 이해윤
56년 <단종애사>(전창근 감독)부터 2001년 <친구>(곽경택 감독)까지 단 한 사람에 의해 배우들의 입을거리가 결정돼왔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무려 47년간 영화 의상에 종사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작품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의상 할머니’ 이해윤. 1991년 춘사영화제 의상상(<사의 찬미>)을 비롯, 같은 해 대종
2002-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