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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컬트 <허공에의 질주>
가족은 비극이다. 속옷 한장도 모친에게 의탁하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지나가던 개가 웃을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비극은 비극이다. “시국사범으로 감옥에 들어갔을 때 결국 나를 끝까지 지켜 본 건 그렇게 이 갈고 싸우던 가족뿐이더라”는 어떤 이의 글에서 느낀 것도 가족은 비극이라는 사실이다. 엄마는 그렇게 생각해? 정
글: 김은형 │
200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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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컬트 <배틀로얄>
‘당신을 만난 뒤로 나는 배가 불러왔어. 당신을 만나려고 작정하고 찾아갔어.’‘당신의 아이가 여기 있어요. 당신의 아이를 책임지세요.’‘책임져요 (닥쳐!) 책임져요 (내 새끼가 아냐!)’이것은 황신혜밴드의 97년 데뷔음반에 수록되었던 <문전박대>라는, 내가 만든 노래의 가사다. 가사의 내용으로 보면 미혼모가 배신을 당하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하
200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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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 컬트 <내차봤냐?>
이 비디오를 집은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만약 <자동차 대소동>이라거나 <내 자동차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류의 제목이었다면 그냥 스치고 지나갔을 것을, 나는 제목의 호방함에 기가 질려 비디오 앞에서 “어…, 저기…, 죄송한데요, 못봤는데요” 이야기할 뻔했다. 케이스를 열어봤더니 원제는 한술 더 떠 “띨빵아 내 차 봤냐?”(Dude
200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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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컬트 <죽은 시인의 사회>
존경하는 키팅 선생님.선생님께서 닐의 자살사건 때문에 150년 전통의 명문 웰튼고등학교에서 축출당하신 이후 선생님의 소식을 다시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잘 계시는지요. 여기는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자리한 한국이라는 나라입니다. 선생님의 고향 영국과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이지요. 이렇게 먼 곳까지 날아온 ‘필름’을 통해서 선생님을 뵌 것이 어언 13
200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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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 컬트 <봄날은 간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며칠 전 친구가 오밤중에 전화를 해서 뜬금없이 이런 말을 했다. 아무리 내 친구지만 이 지경으로 가증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는 할말을 잃을 뿐이다. 연애의 정수란 배신과 무책임이라는, 흔들림 없는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인간형으로 살아온 그의 입에서 이런 금기의 언어가 튀어나오다니…. 유유상종이라고, 인간됨됨이에서 별다른 차별성을 가
200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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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 컬트 <결혼은, 미친 짓이다>
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 어떤 동물도 가지고 있지 않은 ‘자아’를 가진 동물인 인간이 어떻게 개미나 멸치떼처럼 사회적일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를 바라는 지배계층의 인간들이 있음으로 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되었다. ‘사회’가 존재해야 왕도 있을 수 있고, 지주도 있을 수 있고, 사장도 있을 수 있
200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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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 컬트 <월터와 프랭크>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그전까지는 수긍되지 않는 게 나이를 먹는다는 것 같다. 지금은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옆으로 보나 천생 삼십대인 여자가 됐지만 나, 삼년 전만 해도 삼십을 넘긴 여자들을 불쌍하다 못해 처연하다고 생각했다. 인생에 무슨 낙이 있을까 이러면서. 지금도 마찬가지다. 40대의 내 삶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동네 사우나 가서 비닐
2002-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