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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기장의 기대작!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슬슬 시작해서, 중학교 입학하면서 본격화된 나의 일기 쓰기는 사회생활 3년차 때까지 질기게 이어졌다. 햇수로 치면 13년이 넘는 긴 세월이었다.매일 일기를 쓰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 지경에까지 이르러 정 쓸 게 없으면, 그날 처음 맛본 신제품 라면의 맛을 상세히 기록한다거나, 새로 나온 과자 봉지를 붙여놓는 쓸데없는 짓을 하기도 했
200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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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공모전 유감
무슨 일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시나리오 공모에도 많은 낙수가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심사결과나 입선작과 관련된 내용만 발표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 몇년 동안 <씨네21> 시나리오 공모와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를 진행하면서 겪은 일 중에는 묻어두기 아까운 게 좀 있다.몇해 전 <씨네21> 시나리오 공모 마감날, 쉰을
200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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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 또는 오버?
며칠 전 모 시사주간지와 인터뷰를 했다. 기획기사 아이템으로, ‘여자의 성공’에 대해서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꼭지였다. 쑥스러운 스튜디오 촬영도 하고, 장시간의 인터뷰도 했다.각설하고, 기사를 읽는 순간 잠시 화가 났다. 결정적인 ‘오자’ 때문이었다. 내가 과거에 쓴 그야말로 알량한 영화광고 카피 중에 ‘잘까 말까 끌까 할까’라는 문장이 있는데, 여기저기 매
200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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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과 강한섭
이번주 주제는 강한섭씨 글에 대한 속좁은 필자의 꼬투리 잡기다. 먼저, 딴 이야기 잠깐. 영화평론가 박평식씨가 단단히 화가 났다고 한다. 며칠 전 청룡영화상 부문의 하나인 정영일 영화평론상 수상자로 결정됐으니 상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주최가 스포츠조선이지만 사실상 조선일보에서 주는 상이라서 받지 않겠다고 했더니, 주최쪽에서는 박평식씨는 후보 중의 한
200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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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노력, 왜 비웃나?
12월6일 현재, 서울관객 6만4311명, 전국 9만6776명이 본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앞으로 큰 이변이 없다면 손익분기점은커녕 금전적 손해를 꽤 보게 되었다. 혹자는 욕심부리지 말고 극장 수를 줄여서 개봉했다면 장기상영 확률도 더 높지 않겠냐고 지적하기도 했으나, 현재의 유통·배급구조는 장기상영을 보장해주는 극장이 전무함에 따라 미지의 가
200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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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다이어리]
당파성의 도덕
배우 문성근이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노무현 지지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일찌감치 ‘안티 조선일보’와 노무현 지지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던 명계남도 마찬가지이며, 이들의 친구인 이창동 감독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들의 행보가 흥미로운 것은 이런저런 후원행사의 사회를 맡거나 강연에 나서 아주 ‘대놓고’ 노
200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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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화인의 생존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아름다운 생존>을 보았다.임순례 감독이 연출하고,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과 여성영화인모임이 제작주체인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 박남옥님을 비롯, 이 땅에서 감독으로, 제작자로, 촬영기사로, 조명기사 등으로 일하는 여성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담담하게 잡았다.박남옥 감독이 어떻게
2001-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