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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김소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그러니까 시는
나는 시를 좋아한다. 이 문장을 쓰기까지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른다. 시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맹세코 부끄럽지 않다. 그걸 말하기가 쑥스러울 뿐이다. ‘시를 좋아한다’고 하면 마치 내가 시에 대해 잘 알고, 어쩌면 쓰기도 하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다. 나는 그런 사람이 전혀 아니다. 아니면 내가 약간은 문학적 허영심을 가진 사람처럼 보일 것 같다. 그래서 거
글: 김소영 │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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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정준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집단기억의 무덤 깨기
영화판에서 때아닌 이념 전쟁이 한창이다. 진작부터 “좌파에 장악된” 영화계를 교정하기 위해 싸움을 걸어온 이들이 있고 영화 이름에서부터 ‘전쟁’을 집어넣었다. 대통령 등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이 거들기도 한다. 잘 몰랐던, 그동안 숨겨져 있던 역사적 진실을 그 영화를 통해 배웠다는데, 영화가 다루었다는 사실이 역사학계가 이미 집적해놓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
글: 정준희 │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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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임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문송’하지 않은 여자들
3년 전에 IT업계 여성 여러 명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IT산업의 동향 및 미래 전망과 함께 업계 내 성차별 문제와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을 둘러싼 성평등 이슈 등에 대한 현장 종사자들의 경험과 생각을 듣고 싶어서였다. 경력 10년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었는데 이 두 그룹 사이의 차이가 흥미로웠다. 경력 10년 이상의 여성 개발자들이
글: 임소연 │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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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김수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정직한 후보
<길위에 김대중> 기획 기사(<씨네21> 1440호, ‘가장 미움받은 정치인,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에 올렸던 내 글에는 ‘샤이 김대중’이었던 소년 시절이 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내가 정당 차원에서 지지했던 쪽은 따로 있었다. 김대중의 소속 정당보다 훨씬 더 불리한 처지의 정당이었다. 발단은 1992년 총선 당시의 민중당이다(현
글: 김수민 │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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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김소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질투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압도할 때는 종이 한장을 꺼낸다. 공책은 안되고 반드시 낱장 종이여야 한다. 거기에 감정의 내용과 그것이 생겨난 이유를 적는다. 이 종이는 곧 찢기고 구겨져 쓰레기통으로 갈 것이므로, 나는 마음 놓고 솔직해진다. 그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고, 다 쓴 다음에 보면 내용이 생각보다 싱거워서 왠지 부끄러워진다. ‘기분이 안 좋
글: 김소영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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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정준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생닭,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기괴함. 기이하고 괴상망측하다는 뜻이다. 조금 더 길게 풀자면, 평상의 것들과는 너무도 달라 예측하거나 헤아리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통시장을 찾고 기자들에 둘러싸여 카메라 세례를 받는 일이야 그저 식상할 뿐 기괴할 것까지는 없었다. 총선 전이고, 게다가 설 연휴를 앞둔 차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가 한손에는 날것의 털 뽑힌 목 잘
글: 정준희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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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임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이과 여자와 퀀텀 퀸
뇌과학자인 지인과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이름은 ‘이과 여자’. 제목에 ‘문과 남자’가 들어가는 과학책도 있다는데 이과 여자 둘이 ‘이과 여자’ 이름으로 못할 것 없지 싶었다. 기획 회의 후 지인은 팟캐스트 로고로 써보면 어떻겠느냐며 핑크 베이지색으로 그려진 짧은 단발머리 여자의 얼굴 이미지를 보내왔다. 인공지능이 생성해준 이미지라고 했다. 생성형 인공지능
글: 임소연 │
202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