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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비전]
당신을 믿어요,
타인이 자신을 믿어주는 힘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시기가, 인생에는 있다고 생각한다. 지쳐서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을 때, 자신에 대한 믿음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자신을 믿어주는 누군가의 마음이 있다면 살아낼 수 있다.“깨닫지 못할지라도, 누군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답니다”는 부제가 붙은 요네쇼 마야의 <learn to love>는 러닝타임 3분
글: 김일림 │
200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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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아프냐,아프냐,아프냐,이유정의 <미나>
이유정은 불운하다. 작품이 막 피어날 때면 여지없이 잡지가 폐간된다. 폐간의 상처를 채 추스르기도 전에 새로운 연재에 돌입해 작품을 망칠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작품마다 편차가 크다. 심지어 한 작품 내에서도 밀도있는 연재부분과 연재없이 완성된 부분이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유정은 여전히 한국 만화의 미래를 기대하게 해주는 작가며, 다른 작가와 다
글: 박인하 │
200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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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로맨스에 눈뜰 때, <트루 로맨스>
여전히 무덥지만 마음속에 이미 여름이 끝나버린 지금, 변변히 휴가 여행 한번 가보지 못하고 떠올려 보는 ‘내 인생의 영화’라니…. 이 얼마나 고독한 풍경이란 말이냐!
돌이켜보니 영화라는 존재가 로맨틱한 무엇으로 자리잡은 때는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올라간다. 고등학교 때 특별활동으로 불어반에 가입했던 나는 프랑스 문화에 대해 각자 조사하고 발표하는 시간
200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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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죽고 싶은 건 당연한 거야
인체의 세포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분열해. 그럼 하나의 세포가 두개로 늘어나느냐? 아니지.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 거야. 생각해봐. 두개의 세포가 모두 살아남으면, 인간은 곧 거인이 되겠지. 즉 다른 한쪽이 상대적으로 작아지면서- 그 속에 분열과정에서 생긴 노폐물과 독소가 모두 담기는 거야. 즉, 자멸이지. 바로 그 때문에 살아남은 세포는 청결한 세포,
글: 박민규 │
200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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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풍요
일산 중산, 파주 운정, 용인 기흥, 다시 파주 교하…. 지난 몇해 동안 내가 산 곳들이다. 남보다 게으르게 살지 않았지만 일가친척을 다 뒤져 당장 돈 500만원 빌릴 데 없는 알량한 배경을 가진 내가 그런 형편인 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한국은 단지 정직하게 일한다고 집을 마련하거나 돈을 모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나는 사회주의자로서 예수를 좇
글: 김규항 │
200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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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vs 건달]
도망노예의 미학 사무라이를 떠올리다,<봄 여름‥>
김기덕이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이유는?건달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보고, 도망노예의 미학 사무라이를 떠올리다어느 날 당신이 노예로 팔려간다고 치자. 당신의 주인이 된 자는 포악한 지배자로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당신은 주인의 권력을 전복시킬 만한 힘이 없다. 이럴 경우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보통 사람들은
글: 권은주 │
200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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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탐미적 에로티시즘에서 피어난 조화,<스캔들‥>
“모두들 하고 있고, 모두들 알고 있으면서도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있지.” 차가운 냉소를 감추며 이제 갓 소실로 입적할 한 풋내기 처녀에게 게임의 규칙을 한수 가르쳐주는 여주인공 조씨 부인의 말대로, 한때 대한민국에서는 ‘모두들 보고 있고, 모두들 만들면서도 모두들 못 본 척한’ 장르가 하나 있었다. 바로 토속 에로물. 1980년대 대표적인 인기를 누
글: 심영섭 │
2003-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