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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옛이야기가 지닌 담백함의 미덕, <종려나무 숲>
성서에서 종려나무는 기다림의 상징이었다. 예수가 예루살렘으로 입성할 때 환영하던 군중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이 종려나무 가지라고 했다. 폭풍우로 배가 표류하게 되자 며칠을 머무르면서 봉애(조은숙)와 정순(김유미) 모녀의 도움을 받았던 최 선장(이경영)이 하룻밤을 보낸 정순에게 꼭 돌아오마며 두손에 쥐어준 것도 작은 종려나무 한 그루다. 종려나무는 예수가
글: 김유진 │
200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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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지나치게 착하고, 지나치게 예쁜 멜로 영화, <개와 고양이>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사랑을 택했던 소녀, 그녀가 사랑에 실패하고 이미 어색해져버린 우정으로 다시 돌아오는 시점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사랑과 우정을 두고 지지부진하게 갈등하다 끝나는 멜로영화들에 비해 이 영화의 시작은 우선, 신선하다. 엄연히 성인인 20대 여성을 소녀라 부르는 것이 못내 어색하지만, 영화 속 그녀들은 아무리 보아도 소녀의 테두리를 벗
글: 남다은 │
200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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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이연걸의 독특한 액션 미학, <더 독>
늑대소년이 도시에 홀로 버려진다면 어떨까. 더욱이 오랫동안 숲에서 익힌 빠른 몸놀림으로 이종격투기 선수가 된다면. <더 독>은 미국 땅에 버려진 중화의 늑대소년을 등장시킨다. 주인공 대니(이연걸)는 이중성을 가진 존재다. 그가 가진 소년의 순수함과 늑대의 강인함이 전환되는 기폭장치는 바로 개목걸이다. 목걸이가 풀리는 순간 그는 숲의 늑대로 돌
글: 김수경 │
200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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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옴니버스 퀴어 멜로물, <동백꽃>
옴니버스 퀴어 멜로물인 이 영화는 특히 남성 동성애에 집중하면서, 보길도라는 공간과 동백꽃이라는 소재로 단단하게 묶여 있어, 구성상의 통일성 결여라든가 주제끼리의 충돌과 같은, 옴니버스 구성이 빠지기 쉬운 함정들을 잘 피해나간다. 게다가 그것만으로도 안심이 안 되었던지 택시 운전사 진욱이 각 작품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영화를 여는 첫 번째
글: 김지미 │
200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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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고매한 무술의 세계, <거칠마루>
거칠마루는 ‘거칠다’와 ‘높은 곳’을 뜻하는 우리말 ‘마루’를 합한 것이니 직역하면 ‘거침없는 고수’쯤 된다. 거칠마루는 무협사이트 무림지존닷컴의 최고실력자다. 나 홀로 무술을 단련하는 이들은 온라인 위에서 글로만 떠다니는 그를 동경하는 동시에 의심한다. 오프라인의 육체는 그의 글처럼 정말 고수일까, 그의 인격은 무술만큼 빼어날까. 마침 거칠마루가 자신
글: 이성욱 │
200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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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사적이고 시각적인 일기, <빛나는 거짓>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빛나는 거짓>만큼이나 불친절하고 낯선 스타일의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디지털장편영화제작지원 및 배급지원에 힘입어 단관개봉이나마 비로소 극장에서 빛을 보게 된 <빛나는 거짓>은, 안 된 이야기지만 만인을 위한 영화는 결코 아닐뿐더러 그렇다고 해서 일부
글: 유운성 │
200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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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혼돈의 땅, 미국에 보내는 편지, <랜드 오브 플렌티>
“승자는 멈추지 않는다. 멈추는 자는 승리하지 못한다. 상황이 어떠하든지 본때를 보여주마. 그게 바로 나다. 여기는 바로 내가 살고 있는 나라니까.” 묵시록적인 도시의 이미지들에 섞여 들려오는 폴 제프리(존 딜)의 무시무시한 다짐의 목소리다. 그는 감시 카메라를 비롯하여 각종 기기들을 장착한 개조 차량을 몰고 거리를 쏘다니며 목표물을 찾고, 터번을 쓴
글: 정한석 │
200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