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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지난 주말,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연락이 끊긴 지 제법 오래인지라 반가움이 앞섰다. 우리는 안부를 나눈 뒤 서로의 새 일터에 대해 이야기했고, 한참 뒤에야 친구는 어렵게 용건을 밝혔다. 대학원에 진학한 지 1개월도 채 안 돼 지도 교수와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는 것. 잠자리 요구를 거절하고 나니 더이상 조교로 머물 수가 없더라는
글: 김민경 │
200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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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훌라걸스는 제2, 제3의 이상일이다
‘一山一家.’
‘하나의 광산, 하나의 가족’이라고 영화는 해석한다. 광산촌 소녀들은 도쿄에서 온 선생님을 “이방인”이라고 부른다. 자신들을 하나의 가족이라고 부를 만큼 단단한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반은 공동의 고립감. 그들을 오해하고 폄하하는 외부의 시선은 그들을 ‘하나의 가족’으로 완성한다. 그런데 하나의 가족인 광산촌 사람들은 폐광으로 해체될 위기에 놓
글: 신윤동욱 │
200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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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당신은 거기에 있어야 했다
당신이 “완전 멋진데!”라는 만트라를 아무리 반복해봤자 영화 <엘 토포>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36년 전에 그곳에 있어야만 했다. 당신이 이른 아침 만취 상태로 8번가 아래에 위치한 황폐한 극장에 있지 못하는 게 유감이다. 바로 그럴 때, 내 장담컨대,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의 대작이 신비의 대상에서 즐김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글: 짐호버먼 │
200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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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살인 올챙이의 비릿한 공포
역겨움을 불러일으키는 공포는 희극과 전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종잡을 수 없는 괴물이 등장하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오래된 <매드>(Mad) 잡지 더미에 비견할 만한 무정부적 난장판을 보여준다. B급 감성의 익살이 가득한 광대극으로서 봉 감독이 만들어낸 첨벙거림 자체가 일종의 괴물이라 하겠다. 이 영화는 한국 역사상 최고
글: 짐호버먼 │
200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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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단아한 그녀의 ‘별짓’, <쏜다>의 문정희
두번의 이별이다. 다른 이를 향한 남편의 마음을 인정하고 소리없이 등을 돌렸던 그가 이번에는 남편이 너무나 ‘FM’이라는 이유로 결별을 선언했다. <연애시대>에서 <쏜다>로,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으로, 문정희는 연거푸 감우성과 헤어짐의 만남을 가졌다. “그렇고 그런 공무원에, 반듯하게 살아온 남자의 부인이 가질 수 있는 답답함이 무엇일까
글: 최하나 │
사진: 서지형 │
200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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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개 같은 나라, 개 같은 경우
오늘 신문을 보니 경찰이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에 대해 ‘방화’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단다. 확실한 증거는 없단다. “증거는 없지만 방화임에 틀림없다.” 이 얼마나 놀라운 문장인가! 있지도 않은 작가의 있지도 않은 인용하며 천연덕스레 그럴듯하게 말하는 보르헤스의 소설에 버금가는 놀라운 문장이다. 사실 이를 누가 반박할 수 있으랴! 화재현장도 감
글: 이진경 │
200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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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겸손함과 지혜를 겸비한 배우, <씨 인사이드>의 하비에르 바르뎀
“삶은 권리이지, 의무가 아닙니다.”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영화 <씨 인사이드>의 샘 페드로는 조용히 외친다. 사지가 마비된 채 침대 속에 갇힌 그는 자신의 죽음을 위해 세상과 맞선다. 어린 시절 바다에 몸을 던졌고, 수심이 깊지 않았던 관계로 몸에 충격을 받은 남자. 하지만 그 외침은 결코 선동적이지 않다. 잔잔한 바다에 물결이 일듯,
글: 정재혁 │
2007-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