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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무겁고 눅진한 시대의 공기가 스며 있다 <마이 백 페이지>
영화는 1969년 도쿄대 야스다 사건 직후의 텅 빈 강당을 훑으며 시작된다. 몇년 뒤, <도우토 저널>의 신입기자 사와다(쓰마부키 사토시)는 시대정신에 따라 행동하는 사회의 눈이 될 것인가, 이성적인 저널리스트가 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한다. 사와다는 취재차 무장투쟁조직의 간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우메야마(마쓰야마 겐이치)를 알게 되고, 만남이
글: 윤혜지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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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20대의 맨 얼굴 <청춘 그루브>
실력과 재능만이 성공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수많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줬던 이 교훈은, 힙합 스타를 꿈꾸는 <청춘 그루브>의 그룹 램페이지스에도 예외가 아니다. 뛰어난 수완으로 유명 음반제작사와 만남을 주선한 건 리더 창대(봉태규)였지만, 정작 제작사의 눈에 든 건 수려한 외모의 민수(이영훈)였다. 민수만이 제작사와 계약을 맺으며 창대는
글: 장영엽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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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진정한 행복은 사람의 온기로 맺어진 약속 <홈 스위트 홈>
서울 부촌의 고급 아파트에서 미모의 아내 연주(백설아)와 사는 태수(김영훈)는 보증을 잘못 서 집이 넘어갈 위기에 처한 상태다. 태수는 집을 지키기 위해 위장 이혼을 하고 부산의 허름한 고시원에서 지낸다. 고시원에는 총무 마 선생(김종수), 사회에 불만이 가득한 청년 수혁(김범준), 여고생 세라(유애경)와 그녀의 아버지 신욱(이광수)이 상주해 있다. 아파
글: 윤혜지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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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빠르고, 화려하고, 손에 땀을 쥐게하는 액션 <용문비갑>
이야기는 <신용문객잔>(1992)으로부터 3년 뒤를 배경으로 한다. 명나라 영락제 시절, 주유안(이연걸)은 충신을 죽이려는 동창의 환관 만유루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동창의 세력이 약해진 자리에는 귀비를 등에 업은 서창의 우두머리 우화전(진곤)이 득세한다. 한편 주유안을 사모하여 객잔마저 불태우며 그의 흔적을 쫓던 용문객잔의 전 주인
글: 송경원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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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제법 넉넉한 울림을 남긴다 <핑크>
영화는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다. 전수일 감독의 여덟 번째 장편 <핑크>는 어쩌면 진부하리만치 당연한 명제, 보는 것으로써의 영화가 무엇인지를 증명하고자 하는 영화다. 사각의 프레임 안에 말 그대로 감정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의 장면 장면은 심혈을 기울인 정물화처럼 공간의 정서로 가득 차 있다.
부둣가 구석에 자리한 선술집 ‘핑
글: 송경원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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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오랫동안 달라붙는 섬뜩함 <화차>
결혼 한달 전 약혼녀가 사라진다. 선영(김민희)을 찾기 위해 문호(이선균)는 그녀의 집에 가보지만 급하게 이사한 흔적이 역력한 집 안엔 지문조차 남아 있지 않다. 문호는 전직 형사인 사촌형 종근(조성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종근과 문호는 선영의 행적을 쫓다가 이상한 점들을 발견한다. 강선영으로 살았던 그녀는 실은 강선영이 아니라 차경선이었으며, 정작
글: 이주현 │
201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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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흥미로운 ‘말(言)의 향연’ <로맨스 조>
말(馬) 그림이 벽에 걸린 모텔, 이곳에 노부부가 등장한다. 이들은 ‘담’(김동현)이란 청년을 불러 행방이 묘연한 아들의 뒤를 캐묻는데, 그렇게 담의 ‘로맨스 조’(김영필)에 대한 회상이 시작된다. 감독 데뷔를 준비하던 ‘조’는 배우의 자살 소식을 듣고 우울해지고, 고향으로 돌아가 목숨을 끊겠다고 결심한다. 손목을 긋는 순간, 그는 어린 시절 첫사랑을 떠
글: 이지현 │
2012-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