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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벗어던져야 할 ‘개혁 로망스’
이명박을 찍은 유권자들을 비난하는 인터넷 여론을 보면 당혹스럽다. 한국사회에 ‘대중의 우매함’을 규탄하는 엘리트주의자들이 이렇게나 많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오히려 <디 워> 사태에서 보듯 ‘많은 사람들의 선택에는 뭔가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그 이유를 부인하는 사람들에게 ‘너는 대중이 우매하다고 생각하는 먹물엘리트
글: 한윤형 │
200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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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재미없는 진보
어이없지만 즐거웠다.
그리하여 빅 히트를 쳤다. “아빠, 허경영 아이큐가 430이래.” “대통령에 당선되면 박근혜랑 결혼할 거래.” 우리 집 초등학생 꼬마들은 허경영을 지지했다. 집에 배달된 그의 선거 공보물을 꼬깃꼬깃 접어 학교에 들고 갔다. 친구들과 치열한 토론까지 했단다. 아마도 허경영은 대통령 선거사상 처음으로 초딩들의 정치적 관심을 촉발한 후보가
글: 고경태 │
200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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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서울은 지금 복원공사 중
서울은 지금 공사 중이다. 무엇을 복원하는 공사와 무엇을 새롭게 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구조선총독부 건물이 헐려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경복궁 복원공사가 진행 중이고, 청계천 고가도로가 해체되었다. 그와 맞물려 세운상가 재개발이 발표되었고, 서울시청의 신축안이 확정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광화문 광장 계획안이 시민들에게 공개되었다. 사실 서울이 이렇게 공사판이
글: 함성호 │
200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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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투표
대선 후보 합동토론회에 나온 권영길씨는 다섯 해 전과 다름없었다. 논리 전개는 허술했고, 음절 경계는 흐리터분했다. 그 알아듣기 힘든 언어는 게다가 구체성의 살을 발린 채 관념의 뼈대로 앙상했다. 동문서답도, 썰렁한 유머도 여전했다. 요컨대 권영길씨는 다섯 해 전처럼 공부 없이, 준비 없이 토론에 나온 것이 분명했다. 그 배짱이 그를 설핏 신참자 이명박씨와
글: 고종석 │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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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성인용 대통령
“너무 좋아, 굉장해.” “제가 입에 좀 넣어도 될까요?” … “조철봉은 어느새 입 안에 고인 침을 삼켰다. 이렇게 대담하고 노골적이며 자극적인 상황은 처음인 것이다.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서에 사인하는 분위기와 같다.”… “‘맛이 있어요.’ 혀로 입술을 핥으면서 장선옥이 조철봉에게 말했다. 눈웃음을 치는 얼굴을 보자 조철봉의 가슴이 미어지면서 목구
글: 고경태 │
200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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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새로운, 그러나 불온하지 않은
이제 시는 완벽하게 자본주의의 바깥에서 존재하는 유일한 예술장르가 된 것 같다. 시의 시대라고 불리는 80년대에도 시인들은 시를 써서 먹고살지 못했고, 시의 위기라는 90년대에도 그랬다. 2000년대에는 사정이 더 악화되었다. 그래도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초판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게 팔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문예진흥원에서 선정된 우수도
글: 함성호 │
200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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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미술비평가들
문학비평이 문학작품에 값을 매기듯, 미술비평은 미술작품에 값을 매긴다. 그러나 이 두 ‘값’의 값이 똑같지는 않다. 문학작품에 비평이 매기는 값은 그 일부분만 화폐로 바뀐다. 다시 말해 그 값의 상징 차원과 물질 차원은 어긋날 수 있고, 실제로 흔히 어긋난다. 반면에, 미술작품에 비평이 매기는 값은 거의 고스란히 화폐로 바뀐다. 다시 말해 그 값의 상징 차
글: 고종석 │
2007-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