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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친구 그의영화]
[나의 친구 그의 영화] 랜디, 정말 철이 없군
연수 옵바(뭔 호칭이 이렇게 자주 바뀌냐)가 내게 말했다. 2주 전쯤이었나, 3주 전쯤이었나. “<더 레슬러>는 내 거다. 건드리지 마라.” 난 건드리지 않았다. ‘호오, 미키 루크와 레슬링이라니, 절묘하군’ 싶었지만 건드리지 않았다. 연수 옵바가 미키 루크에 대해 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지난 회에 밝혔듯 기억력이 형편
글: 김중혁 │
200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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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친구 그의영화]
[나의 친구 그의 영화] 우리 다같이 신나게 헤드뱅잉
망각의 삶이라. 지난호 혁 옵바의 칼럼은 그런 절규로 끝났다. 뭔가 신신애스러운,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 대로 사아아안다를 연상시키는 장중한 내용이었다. 그러다보니까 봄비도 아닌 것이, 하지만 겨울비라고는 절대로 부르기 싫은 뭔가가 하늘에서 떨어지던 어느 저녁의 대화가 떠올랐다. 기자와 과학자와 시인과 소설가 등으로 이뤄진, 매우 통섭
글: 김연수 │
200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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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친구 그의영화]
[나의 친구 그의 영화] 체위는 정상체위, 코언은 C·O·E·N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대략 이런 가사다.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가야 해. 친구야, 친구야. 우린 모두 타향인걸. 가사가 좀 틀렸나? 아무튼 친구야, 친구야. 우린 모두 타향인걸. 고향 친구의 칼럼을 읽는데 내 입에서 이 노래가 중얼중얼 흘러나왔다. 정말 우린 타향이구나. 1995년에 먹고살기
글: 김연수 │
200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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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친구 그의영화]
[나의 친구 그의 영화] 농담은 빠지고 시간만 남았군요
(스포일러라 할 수 있을지도)
2주 전, 국내 영화 칼럼으로는 최초로 전회 칼럼의 줄거리를 요약한 뒤 그 뒤를 이어 쓰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하였으나- 국내 최초 참 좋아한다- 독자는 줄거리 요약을 내가 한 게 아니라 편집부가 한 줄 알고, (나는 그냥 원고 적게 쓰고 싶어서 그랬을 뿐이고) 함께 칼럼 쓰는 Y(나도 이렇게 불러야 하나)에게는 ‘요약하지
글: 김중혁 │
200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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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친구 그의영화]
[나의 친구 그의 영화] 아침에 맥주 들고 버스 타봤나요?
유럽에서 올라탄 비행기에서 J(이 호칭이 좀 낫네)는 젊은 시절 밤새 동시상영관에서 세편의 영화를 보고 나와 토스트(씩이나!)를 먹으며 출근길의 직장인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낀 일을 애잔하게 떠올렸던 모양이다. <상실의 시대>의, 중년이 된 와타나베처럼. 우리도 벌써 중년이로구나. 이제 텅 빈 버스(아무래도 출근길의 반대 방향이니까)를 타고 쓸쓸히
글: 김연수 │
200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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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친구 그의영화]
[나의 친구 그의 영화] 하늘을 나는 극장의 그 10시간
‘나의 친구 그의 영화’ 김연수 편 지난 줄거리
현지에서 먹는 양식이란 기막힌 맛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도무지 음식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랫동안 유럽에서 지내고 있는 중혁군이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 것은 모두 음식 때문이리라. 역시 빨리 귀국하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하다. <워낭소리>를 봤다. 이 다큐멘터리를 꼭 보시라. 극장에 가서
글: 김중혁 │
20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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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친구 그의영화]
[나의 친구 그의 영화] 워낭소리여, 나의 신음소리여
결국 결론은 “신토불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일까? 샌드위치, 햄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현지에서 먹는 양식이란 정말 기가 막힌 맛이리라.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두달하고도 몇주째 입에 넣다보면 그게 도무지 음식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런 걸 음식이라고 먹다니. 그런 독백이 절로 나온다. 그 지경이 되면 남의 나라에 있는 건 자신이면서 그 나
글: 김연수 │
2009-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