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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기독교 근본주의, <주홍글씨>
나는 <주홍글씨>가 사랑과 결혼에 대한 우리사회의 갈팡질팡하는 가치판단을 반영하고 있기에 ‘리얼’하다는 신윤동욱의 입장(<씨네 21>478호)에 반대한다. 영화가 반영하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애매한 가치판단’이 아니라, ‘감독의 확고한 가치판단’이며, 그 가치관은 우리사회의 가치관보다 더 남성중심적이고, 심지어 19세기 소설&l
글: 황진미 │
200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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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불륜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주홍글씨>
<주홍글씨>의 주인공들은 횡설수설하고, 영화는 갈팡질팡한다. 영화는 혼란스럽지만, 단지 영화 탓만은 아니다. 불륜에 대한 우리의 말이 횡설수설하고, 마음이 갈팡질팡하기 때문이다. 불륜에 대한 이 시대의 태도는 엉거주춤하다. 인정할 수도, 부인할 수도 없으니 엉거주춤할 수밖에 없다. <주홍글씨>는 사랑과 결혼 사이에서 어느 쪽의 손도
글: 신윤동욱 │
200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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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드문 여성성장영화
의 세 가지 미덕
<S다이어리>는 유쾌한 코미디이자, 드물게 보는 여성성장영화이다. 영화는 적어도 29살에 실연당한 지니에게, <내 남자의 로맨스>처럼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놈을 잡으라 강권하지 않고,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처럼, 곧 괜찮은 놈이 나타날 거라 위무하지도 않는다. 대신 ‘사랑이든 추억이든 새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글: 황진미 │
200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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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 흩어져 사는 중국인을 그린 <2046>
이제 귀향은 공포다. 중국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고향이지만, 중국은 돌아오라고 손짓한다. 강권한다. 어제의 홍콩인에게, 오늘의 대만인에게 중국 반환은 지금껏 쌓아온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은 공포다. 결국 그들이 머물 곳은 길이고, 길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그들의 이상향은 멈춰선 낙원이 아니라, 끝없이 달리는 ‘열차 2046’이다.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글: 신윤동욱 │
200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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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과 화엄경이 만난 종교영화 <빈 집>
볼지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요한계시록 3장 20절)
김기덕의 영화가 종교적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혹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때 ‘폭력에서 종교’로 변절한 것 아니냐며 휘둥그레했지만, <파란 대문>이
글: 황진미 │
200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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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형>에서 박정희 숭배의 이데올로기를 발견하다
내 친구는 자기 애인을 “우리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어떤 사람들에게 ‘우리형’은 묘한 성적 뉘앙스를 가지는 단어다. 더구나 주인공이 선남선남, 원빈과 신하균 커플이라니, “한국영화 사상 가장 아름다운 형제애”라는 영화 카피를 “한국영화 사상 가장 아름다운 동성애”로 오독할 뻔했다.
영화 속 형제의 애정행각이 장난이 아니다. 터프가이 동생 종현(원빈
글: 신윤동욱 │
200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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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형>의 무책임한 시체애호증
<우리형>은 일견 형제간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영화로 보인다. 특히 아버지 없는 가족에서 형과 아우가 아버지의 자리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양상은 <태극기 휘날리며>나 <슈퍼스타 감사용> 등에도 묘사됐던 것으로 낯이 익다. 그러나 <우리형>이 다른 형제애를 그린 영화들에 비해 각별해지는 지점은 단연 ‘언청이’ 설정
글: 황진미 │
2004-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