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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철거민 할아버지와 손녀의 빈 집 놀이, <방울토마토> 촬영현장
어느 저택의 욕실일까. 모델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인테리어에 호화로운 월풀 욕조가 입을 벌리고 있다. 문가에서 발소리가 울리나 싶더니 한 소녀가 부리나케 뛰어든다. “나 못 참아!!! 화장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꾀죄죄 때가 묻어나는 소녀가 빙글빙글 돌며 비명을 지르자 문간에서 그을린듯 시커먼 얼굴의 노인이 나타난다. 강남의 한 호텔에 자리한 <
글: 최하나 │
사진: 서지형 │
200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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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먼저 죽여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스모킹 에이스>
이스라엘을 먼저 죽이는 자, 100만달러를 얻게 되리라. 비밀 마약수사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나크>의 존 카나한 감독이 이번엔 타호 호수를 배경으로 이스라엘을 향한 킬러들의 숨막히는 ‘레이스’를 담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술사로 일하는 이스라엘(제레미 피번)은 한때 미국 최대의 범죄조직 일원.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전제로 FBI쪽에 조직에 대
글: 정재혁 │
200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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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감정 넣고, 어금니 물고, 목소리 꺾고, <복면달호> 파주 촬영현장
차태현은 어딨지? 파주종합촬영소 B세트장에 여장을 푼 영화 <복면달호>. 습관처럼 주인공부터 찾아보지만 당최 눈에 띄지 않는다. 2 대 8 가르마에 빛나는 양복을 차려입은 차태현이라. 머릿속에서 혼자 킥킥거리며 주위를 살피긴 하는데 헛수고다. 저녁 먹고 나서 휴식이라도 취하고 있는 건가. ‘언젠가 등장하겠지’, 포기하고 어슬렁거린 지 얼마 뒤.
글: 이영진 │
사진: 손홍주 │
200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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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우디 앨런표 특종 잡기 대작전, <스쿠프>
쉬지 않는 건 그의 입만이 아닌 모양이다. 우디 앨런은 지칠 줄 모르고 영화를 만들어낸다. 게다가 한동안은 범작들을 내놓더니 <매치포인트>를 기점으로 고색창연하게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스쿠프>는 <맨하탄 미스터리>의 창조적 리메이크 버전이라 부르고 싶을 정도다. 탐정 흉내를 내던 주인공 부부를 노인과 소녀라는 짝으로 뒤바꿔
글: 정한석 │
200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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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꿈꾸는 무대 위, 검은 신데렐라들이 태어난다! <드림걸즈>
모타운의 희비극. 흑인 여성 트리오 슈프림스(Supremes)가 <Where Did Our Love Go>로 빌보드 넘버원을 차지했던 것은 1964년. 디트로이트 출신의 꿈 많은 흑인 소녀들은 하룻밤 사이에 슈퍼스타가 됐다. 하지만 올라가는 길이 있으면 내려가는 길도 있는 법. 대중과 레코드사는 멤버 중 가장 아름답고 쇼맨십도 풍부한 다이애나 로
글: 김도훈 │
200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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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임마, 난 니가 참 좋아, <굿바이 데이> 촬영현장
“저희 파슨스 스쿨은 1906년에 창린된 100년 전통의 뉴욕 제일의 아트스쿨입니다.” 외국인의 낭랑한 목소리가 서울 프라자호텔 그랜드불룸 안에 울려퍼진다. “통역관, 통역하지 마세요. 나중에 후시녹음할 겁니다”라는 연출부. 이곳은 유상욱 감독의 신작 <굿바이 데이> 촬영현장이다. 호진과 우민이라는 두 고등학생이 만들어가는 동성애를 그려내는 &l
글: 김수경 │
사진: 서지형 │
200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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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KT&G 상상메이킹 사전제작지원작 <도시 비둘기> 촬영현장
“이 소리가 이렇게 싫을 줄이야.” 지난 10월26일, 천안행 1호선 지하철 안. 소형 캠코더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던 김세연 감독이 한숨을 내뱉는다. 노량진역을 통과하면서 촬영을 시작했지만 역마다 쩌렁대는 안내방송 탓에 시흥역을 지날 때까지 한컷도 찍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급한 상황에서도 감독의 주문은 더욱 섬세해진다. “선생님, 손으로 말을 해
사진: 이혜정 │
글: 강병진 │
2006-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