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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정의로운 금자씨, <친절한 금자씨>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은 분은 영화를 본 뒤 읽어주세요
‘복수 시리즈’를 되짚어보자. ‘복수’는 폭력의 본질이 엿보이는 창이다. 돈이나 권력 같은 외적 이유에 의한 폭력과 달리 내적 동력에 이끌리는 ‘복수’는 ‘폭력의 순수 정념’을 보유한다. 따라서 복수를 다룬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l
글: 황진미 │
200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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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공각기동대 II - Ghost In the Street
기업의 네트가 별을 덮고, 전자와 빛이 뛰어다니며, 국가나 민족이 사라져버릴 정도로 정보화해 있는 근미래. 신기술을 이용한 고도의 살상과 파괴 행위가 만연하자, 동아시아의 어느 가상국가에서는 사이버 네트와 공안관계의 특수테러를 전담하는 경찰 조직인 속칭 ‘공각기동대’를 창설하게 된다. 이 조직은 몸의 상당 부분을 기계로 대체한 반인 반로봇의 특수요원들로 구
글: 이명석 │
200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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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아줌마, 극장가다] 우리는 정말 살아 있을까, <비상근무>
남들한텐 다섯장만 샀다고 거짓말하고 열장 사서 꼭꼭 숨겨두었던 밀레니엄 복권이 꽝나고 만 지금, 아줌마는 다시 몇장 배춧잎 앞에 충성맹세하고 비상근무중이다. 아니, 사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줄창 비상근무중이다. 아줌마도 <비상근무>(Bringing Out the Dead)의 프랭크 피어스처럼 구급요원이기 때문이다.
프랭크가 인간의 헤벌어진
글: 최보은 │
200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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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거꾸로 비친 우리 삶의 황무지, <박하사탕>
이창동의 <박하사탕>은 망각의 더께에 쌓인채 아득히 흘러가는 우리들의 오랜 기억들에 마치 면도날처럼 상처를 내었다. 면도날의 상처는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은 금처럼 보일 뿐이다. 그러나 곧 그 금 사이로 붉디붉은 피가 점점이 배어나온다. 낡은 기차를 타면 떠오르는 얼굴들처럼, 그 역시 시간의 기차를 태운채 우리들의 현재가 서있는 바로 이곳으로부터,
글: 김영현 │
200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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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씨네 링
“너 그 이야기 들어봤니? 얼마 전에 우리 학교 애들 셋이서 땡땡이 치고 섬에 놀러갔는데, 심심해서 여관방에서 잡지를 봤대.” “웃기네, 여관까지 들어가서 잡지는 뭔 잡지냐? 비디오를 보든지, 아니면 직접 만들든지.”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잡지를 다 보고 나니까 전화가 울리더란 거야. 그리고 음침한 여자 목소리로 ‘너희들은 일주일 뒤에 죽는다’고 하더래
글: 이명석 │
20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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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역시 애들은 어른의 아버지야, <빌 머레이의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 계속 푹 빠져 있고 싶다면 맘대로 하라. 하지만 젊은(너무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그린 이번 시즌 영화 중에서 가장 재치있고, 가장 독창적이며, 가장 잘 씌어진 작품은 단연 웨스 앤더슨의 <빌 머레이의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국내 비디오 출시명, 원제는 러시모어(Rushmore)-편집자)다. 지난해 뉴욕영화
글: 짐호버먼 │
20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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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세상의 모든 고통은 어머니 가슴에, <내 어머니의 모든 것>
프롤로그: 어떤 슬픔은 나눠지지 않는다
삶에서 부딪치는 어떤 고통은 도저히 나눌 수가 없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표어가 잘못된 수학공식처럼 다가오고, 그때 고통은 깊숙한 곳에 묻어 두었다 가끔은 햇볕에 말려두는 일 외에는 어찌 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오래 삭아서 재가 되어 있을 줄 알았던 ‘그것’은 그러나 아직도 바싹 마른 낙엽처럼 손 안에
글: 심영섭 │
2000-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