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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해시시를 아시나요, <해시시 클럽>
해시시를 처음 본 건 8년 전 모로코에서다. <인샬라> 촬영현장 취재로 찾아간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소국이 알코올을 금해서였을까. 담배 한 보루를 들고 길가를 서성이는 청년들은 해시시도 팔았다. 하필 모두들 말보로 담뱃갑을 들고 섰는데 새빨간 브랜드 무늬가 자꾸 호기심을 자극했다. “담배 말고 해시시?”라고 말문을 열긴 했으나 이빨을 드러내며
글: 이성욱 │
200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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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다중인격탐정-사이코
시대를 풍미했던 힙합 그룹 ‘듀스’의 노래 가사 중에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저 멀리서 누군가 부르고 있어∼”라는 대목이 있다. 내 안에 다른 누군가의 인격이 있다는 것이 느껴지면 이 노래 가사가 뼛속 깊이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다중인격탐정 사이코>의 아마미야 카즈히코처럼.
코바야시 요스케는 토막살인을 수사하던 중 택배를 받
글: 권은주 │
200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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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가장 유쾌하게 셰익스피어를 읽는 법, <필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라는 이름을 입 밖에 꺼내는 순간, 흔히 맞닥뜨리는 반응은 대개 한줄을 넘지 않기 일쑤다. “아, 골치 아파” 혹은 “지루해”. 하지만 이렇게 고루하고 화석화된 정전 작가의 죽은 이미지는 이 르네상스 영국 작가의 무한한 얼굴들 중 단 하나에 불과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이름은, 모든 경계와 범주를 무색하게 하는 모호하고 유동적인, 그러나
글: 김선형 │
200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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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회형 습지의 궁상맞은 청춘들, 최규석의 <습지생태보고서>
최근의 보고에 따르면 도시의 그늘 여기저기에 새로운 ‘도회형 습지’가 형성되고 있어 별종 생명체들의 터전이 되고 있다고 한다. 곰팡이, 쥐며느리, 돈벌레 등이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생명체들이지만, 우리의 보고자는 더욱 주목해야 할 특이종을 가리킨다. 비가 새는 반지하 셋방에서 라면 한 그릇을 나눠 먹으면서도 방 한구석에 주인처럼 누워 있는 빈대에 수시
글: 이명석 │
200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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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라이프>
맞고 사는 아내들이 종종 ‘아무리 그래도 맞을 만하니까 그랬겠지’ 하는 오해를 사는 것처럼, 우리는 은연중에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은 ‘왕따를 당할 만하니까 왕따를 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버리곤 한다. 하지만, ‘맞을 맞한 이유’나 ‘괴롭힘당해도 싼 이유’ 따위는 세상에 없다. <라이프>는 리스트커트(자신의 몸을 커터칼로 긋는 행위)와 이지메,
글: 권은주 │
200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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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책으로 만나는 ‘영화와 미술’, <영화, 그림 속을 걷고 싶다>
일단 추억 속을 걷고 싶다. <씨네21> 창간 초 다른 언론사에서 일하는 선배로서 처음 만난 저자는 이따금 먼산 보는 표정으로 내게 권하곤 했다. “미술 공부를 해보지 그래요?” 그리고 정작 본인은 이탈리아 볼로냐로 영화 유학을 갔다. 5년이 흐른 2002년 초가을, 나는 부들부들 떨며 베니스영화제 취재길에 올랐다(그해 여름 월드컵 16강전
글: 김혜리 │
200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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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책에 관한 적나라한 이야기들, <카사노바는 책을 더 사랑했다>
신문이나 잡지의 서평이 대부분 긍정적인 것은 우리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다. 비판적인 평가는 지엽적인 오류나 아쉬운 점을 지적하는 정도에 그치며, 갈등을 피하기 위해 대체로 긍정적이고 온건한 서평을 쓴다. 서평이 아니라 사실상 책 소개 글인 경우가 많다. 고백하건대 필자도 이런 문장을 자주 쓴다. ‘옥에 티가 옥의 빛깔을 무색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법. 이
글: 표정훈 │
200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