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루퍼트 와이어트의 <겜블러>와 카렐 라이츠의 오리지널 <갬블러> 도스토옙스키는 <지하생활자의 수기>(1864)에서 온 인류가 지향하는 삶의 목적이 ‘2x2=4’가 되는 것은 죽음의 시작이며 인간에 대한 멸시라고 말했다. 2x2=4는 이성과 수학의 추론에 의해 보증된 과학이면서 상식이다. 인류가 마땅히 준수하기로 정한 법칙이며, 이 정상적인 이익에 반(反)하거나 역행하는 것은 곧 비정상이다. 그런데 도스토옙스 글: 박수민 │ 2017-01-12
-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앨런 J. 파큘라의 <대통령의 음모>와 올리버 스톤의 <닉슨> 비선실세의 국정 농단과 증발한 VIP의 7시간과 늘 반복되는 정경유착의 짓거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입가경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사태의 초반부, 농담인 듯 진담처럼 들었던 얘기는 기획 개발 중이던 한국형 정치·권력 스릴러 프로젝트들이 전부 잠깐 멈췄다는 거였다. 현실이 픽션보다 황당하여 창작자들이 당황했기 때문이겠지. 우리가 그간 시나리오에 너무 공을 글: 박수민 │ 2016-12-15
-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구로사와 아키라의 <나쁜 놈일수록 잘 잔다> 요즘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 나라 국정을 농단한 무당 일족과 그 꼭두각시(들) 때문에? 세계의 경찰인 크고 아름다운 나라의 대선 결과로 도래할지 모르는 미래의 아포칼립스가 묘하게 기대되어서? 트위터에는 또 누구의 배꼽 아래 세치에 존재하지 않는 인격의 폭로가 이어질까 궁금하여서? 아니다. 난 그저 언제나 도대체 영화란 무엇이며 나아가 현실이란 글: 박수민 │ 2016-11-17
-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아수라>를 보고 나서 떠올린 <악의 손길> 한 영화를 사랑하는 일은 가끔, 실은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달리 줄 곳 없는 마음을 일생에서 겨우 찾아낸 한 대상을 향해 애써 쏟아붓는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경외하는 영화에 대한 누군가의 비웃음을 들을 때. 나는 그 영화가 굉장했고 마음에 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혹평하며 심지어 업신여길 때. 나만의 굉장한 발견을 남이 몰라주는 글: 박수민 │ 2016-10-18
-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테크놀로지와 섹스하기 거대한 북미 대륙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어 이곳의 10대 청소년에게 자기 소유의 첫 차는 곧 이성과 섹스를 할 수 있다는 뜻임을 우리는 많은 할리우드영화를 보아서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내 차에 누굴 끌어들이기 전에, 개인의 소유물로서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마셜 매클루언은 북미에서 사람들이 혼자 생각할 수 있는 글: 박수민 │ 2016-09-20
-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수단으로서의 인간과 속죄하는 괴물 모든 권력은 실질적인 무력(武力)을 필요로 한다. 첨단의 무기를 재래식 조직인 군대가 운용한다는 사실이 골칫거리다. 유사시 전쟁에 나갈 병력은 실제 전투력보다는 평상시 산출 가능한 수치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너무 많은 인간은 통제하기 어렵다. 권력은 늘 의심이 많고, 대중의 절대적 믿음을 갈구하는 반면 절대로 그들이 대중을 믿지는 않는다. 소수의 엘리 글: 박수민 │ 2016-08-16
-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혼자서 치른 마이클 치미노 추모 회고전 머지않은 장래에 예술이란 개념은 중2병의 하위 장르가 될지 모르겠다. 1% 귀족들 외에 모두 개돼지일 뿐인 야만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이 어쩌고 하며 고민하는 걸 들켰다간 현실 인식이 매우 떨어진다는 진단을 받는다. 완전무결한 예술이란, 일기는 일기장에 쓰고 그 일기장을 불에 태운 다음 내가 뭔가를 썼다는 사실을 깨끗이 잊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글: 박수민 │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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