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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웨스트 윙> <캐빈 인 더 우즈> <겟 아웃>의 브래들리 휫퍼드
<웨스트 윙>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가끔 그렇게 때늦은 궁금증이 생길 때가 있다. 토비 지글러? C. J. 크렉? 아니 바틀렛 대통령 자신이었을까? 이제는 극중에서도 현실에서도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리오 맥게리를 빼놓을 수는 없겠지. 우리의 영원한 비서실장 리오의 명복을.
사실 <웨스트 윙>의 주인공은 어느 누구 하나 빼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김지은 │
20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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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보고 괴물을 연기한 배우들을 기억하며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댄 오배넌과 로널드 슈세트가 “사람을 숙주로 삼아 알을 낳는 외계인이 있는데 이게 자라서 가슴을 뚫고 나온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만 하더라도 이 아이디어가 무려 38년 동안 계속될 굉장한 이야기의 시작이었다는 걸 말이다. 데이비드의 대사처럼, “네 시작은 미약하되 나중은 창대하리라(욥기 8장7절)”.
<에이리언: 커버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김지은 │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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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배우 김영애의 절정의 순간 <깊은 밤 갑자기>
2주 전 본지의 설문에 응답한 일이 있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여자 캐릭터를 묻는 질문이었다. 나는 <충녀>의 윤여정과 <밀양>의 전도연,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그리고 마지막으로 <깊은 밤 갑자기>의 김영애를 꼽았다. 어쩌면 식상해질 게 빤한 이 리스트에 <깊은 밤 갑자기>의 김영애를 거론한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김지은 │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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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누군가를 믿어야 하는 이유에 관한 역설 <분노>
누군가를 믿어본 게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면 너는 아무도 믿지 않느냐, 라고 묻는다면 딱히 그런 건 또 아니다. 이를테면 누군가를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할까, 아니 믿는 것도 믿지 않는 것도 아닌 그냥 그런 상태로 사람을 대한다, 라는 정도가 가장 걸맞은 대답이 될 것 같다. 반드시 믿음이 전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김지은 │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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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고질라 시리즈 본연의 정체성 정리해낸 <신 고질라>
얼마 전 우연히 어렸을 때 사진을 몰아서 보게 되었다. 집에서 찍은 사진도 있고 온천에 놀러가서 찍은 것도 있었다. 그러다 찍은 장소와 시간은 달라도 언제나 똑같은 책이 손에 들려져 있다는 걸 발견했다. 다이나믹 콩콩에서 출간된 <괴수군단 대백과>였다.
다이나믹 콩콩은 당대의 해적판 전문 레이블이다. 일본 원작을 한국 이름으로 바꾸고 작화와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민소원 │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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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로건>의 깊이와 힘
휴 잭맨은 밤이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울버린을 끝내야 했다. 한편의 영화만 남았다. 대개의 배우들은 자기가 맡을 캐릭터의 여정에 관해 개입할 수 없다. 그는 그럴 수 있었다. 그럴 권한이 있다. 특히 울버린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휴 잭맨이 아닌 울버린은 관객도, 폭스도, 심지어는 휴 잭맨 자신도 상상할 수 없었다.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민소원 │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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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엘리펀트맨>과 <1984>의 잊지 못할 장면으로 존 허트를 추모하며
영원히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기 마련이다. 내게는 그런 장면들이 꽤 많다. 그 가운데 두 가지 장면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두 가지 장면에 관한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그것이 결국 하나의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장면은 모두 한명의 배우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평생에 걸쳐 마흔세번 죽었고, 얼마 전 마지막으로 다시 죽었다. 이 원고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민소원 │
2017-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