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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거룩한 분노>, 스위스의 여성참정권 투쟁을 유쾌하게 풀어낸 영화
여성참정권에 대한 주민투표를 몇주 앞둔 스위스 작은 마을의 실화를 다룬 <거룩한 분노>는 이름처럼 엄숙하기보다는 유머러스하고, 거침없기보다는 감미롭고 따뜻하다. 정치적으로 공고하고 첨예한 움직임을 기대한 누군가에겐 지나치게 안전한 영화일 수 있지만, <거룩한 분노>는 조용하고 내향적인 주인공의 투쟁이 품은 내면의 맹렬함을 쉽사리 지나
글: 김소미 │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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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누가 공포를 만드는가
훈련소에 입대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기 전에 내무반에 괴담이 떠돌았다. 불침번을 서던 동기가 귀신을 봤다는 것이다. 복도 창밖으로 오래된 군복을 입은 이가 “왼손 파지, 왼손 파지…”를 중얼거리다가 사라졌다는 목격담이었다. 동기들은 그 귀신을 ‘왼손 파지 귀신’으로 불렀고, 불침번을 설 때마다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그 귀신을 기다렸다. 얼마 되지 않아
글: 이동은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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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와 <아직 끝나지 않았다>가 서스펜스를 대면하는 방식
*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위기는 예상 못한 지점에서 불현듯 치고 들어온다. 어쩌면 그건 갑자기 찾아온 게 아니라 잉크 번지듯 익숙한 의식 한구석을 점령하는 것 같기도 하다. 최근 몇편의 영화에 대한 글을 쓰다가 위기감에 휩싸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긴장감, 밀도 등 비슷한 단어와 표현들을 남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스펜스, 스릴러, 호러 등의
글: 송경원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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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그림자 먹는 개> 선택에 따른 대가를 받게 된다
한국영화에서 제주도로 떠나온, 혹은 돌아온 사람들은 무언가 필사적으로 잊으려고 한다. <그림자 먹는 개>의 제주 역시 바다 냄새와 바람의 감촉이 선연한 안식처를 내어주며 망각을 종용한다. 문제는 나모(김남오)가 비대해진 자의식을 지닌 채 고립을 자처하는 예술가라는 점에 있다. 그가 컴컴한 암흑으로 가득한 뒤주를 열어보는 모호한 오프닝 이미지와
글: 김소미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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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잉글랜드 이즈 마인> 전설적인 브릿팝 밴드 더 스미스의 탄생 비화
인생은 그저 따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리세이(잭 로던)가 유일하게 열성을 기울이는 것은 ‘글쓰기’다. 주변에서는 무언가를 끄적일 시간에 밴드를 결성했다면 이미 무대에 서는 꿈을 이루었을 것이라고, 일자리나 빨리 찾으라고 핀잔을 준다. 그런 그에게 “너무 똑똑해서 자신이 한 말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감상을 남겼던 독자 린더(제시카 브라운 핀들레이)가
글: 임수연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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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빅샤크: 매직체인지> 전설 속의 매직박스
동화구연으로 아이들을 끌어모아 허접한 장난감을 파는 소라게 할아버지가 전설 속의 매직박스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짜 장난감이 아닌 진짜 보물을 손에 쥐게 되는 뜻밖의 주인공은 아기상어 메이(이제인). 메이를 처음 보는 물속 생물들은 상어의 외양만 보고 기겁해 달아나기 바쁘다.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에 익숙한 메이지만 그렇다고 상처를 받지 않는 건 아니다.
글: 김소미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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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햄스테드>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두 사람
런던 교외 아파트에 거주하는 에밀리(다이앤 키튼)는 남편이 남기고 간 빚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서 다락방에서 팔 만한 물건들을 찾는다. 낡은 망원경을 찾은 에밀리는 망원경으로 아파트 맞은편 숲을 보다가 숲속에 살고 있는 도널드(브렌던 글리슨)를 발견한다. 에밀리는 숲에서 판잣집을 짓고 자급자족 생활을 하는 도널드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계속 관찰하게 된다.
글: 박지훈 │
2018-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