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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사바하>, 식민지 남성성과 여아 살해로 읽는 영화
내 어머니의 진짜 이름은 막금이다. 딸 셋에 또 딸, 금이들의 마지막이었다. 곧 죽으리라, 아랫목에 밀쳐둔 핏덩이는 언니들이 몰래 흘려준 밥물을 먹고 살아났다. 영화 <사바하>를 봤을 때, 생과 멸, 선과 악 등 여러 종교적 상징을 둘러싼 한국적 오컬트에 대한 매혹에 앞서, 단번에 이 일화가 떠올랐다. 이름 없는, 그러나 죽지 않은 여아 ‘그것
글: 류진희 │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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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나의 작은 시인에게> 천재 소년을 향한 스승의 애정과 집착
리사(매기 질렌홀)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이자 유치원 교사다. 일터인 유치원과 집을 오가며 안정적이면서도 단조로운 생활을 이어가는 그녀에게 시 수업은 재미와 기쁨을 선사한다. 어느 날 유치원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던 중 리사는 다섯살짜리 유치원생 지미(파커 세바크)가 아름다운 문장을 읊조리는 걸 듣는다. 그것은 지미가 즉흥적으로 창작한 시
글: 이주현 │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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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프로디지> 마일스의 몸에 연쇄살인마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엑소시스트>(1975), <오멘>(1976)에 이어 빙의된 자식 때문에 고생하는 부모가 나온다. 이번엔 그 주체가 악령이 아니라 사이코패스 영혼이다. 여성들의 손을 모으는 것이 취미였던 연쇄살인마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죽는 순간에 새라(테일러 실링)는 첫아이 마일스(잭슨 로버트 스콧)를 낳는다. 유아기부터 뛰어난 지능을 보인 마일
글: 김소미 │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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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오늘도 평화로운> 전 재산과도 같았던 노트북을 앗아간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
<숫호구>(2011), <시발, 놈: 인류의 시작>(2016) 두편으로 가내수공업 저예산 C급 코미디의 새 장을 열어젖혔던 백승기 감독이 돌아왔다. 영준(손이용)은 흠모하는 지나(박지나)에게 잘 보일 궁리를 하다가 엉겁결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지나를 주연배우로 캐스팅하고 시나리오를 궁리한다는 핑계로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글: 김현수 │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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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우리들의 완벽한 세계> 다시 만난 첫사랑
<우리들의 완벽한 세계>는 벚꽃철에 딱 어울리는 결이 고운 사랑 이야기다.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하는 24살 카와나(스기사키 하나)는 새로 협업하게 된 건축 사무소 직원들과 회식하는 자리에서 고등학교 선배 아유카와(이와타 다카노리)를 만난다. 고교 시절 미술부였던 카와나는 농구부의 에이스 아유카와를 짝사랑한 적이 있다. 첫사랑과의 조우가 남긴 황
글: 김소미 │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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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예수보다 낯선> 자신을 예수이자 배우라고 소개하는 청년
최근 연출작이 흥행에 실패한 감독(여균동)은 카페에서 베스트셀러 <예수를 만나다>를 읽는다. 예수가 세상에 나타나 누군가를 만나 함께 밥을 먹는 이야기다. 제작자에게 이 책을 영화로 만들어달라는 제안을 받은 터다. 그런데 한 청년(조복래)이 갑자기 감독 앞에 앉아 자신을 예수이자 배우라고 소개하며 감독의 영화에 예수 역할로 출연하고 싶다는 뜻을
글: 김성훈 │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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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막다른 골목의 추억> 힘겨운 날, 가만히 열어보고 싶은 이야기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다섯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소설 <막다른 골목의 추억> 중 동명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한다. 한국 여성 유미(최수영)에겐 오래 만난 연인 태규가 있다. 일본에서 회사를 다니는 태규가 연락이 닿지 않자, 유미는 그를 찾아 나고야에 온다. 하지만 유미의 눈앞에 펼쳐진 건 태규와 그의
글: 장영엽 │
2019-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