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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경이로운 스펙터클의 기원을 찾아
마틴 스코시즈의 <휴고>, 그의 필모그래피만 놓고 본다면 너무나 이질적인 영화다. 하지만 그의 바이오그래피를 조금만 아는 이들이라면 <휴고>가 가장 마틴 스코시즈다운 영화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약먹는 마티’(Marty Pills)로 불릴 만큼 병약했던 어린 시절, 스코시즈는 골방에 처박혀 이탈리아계 사람들로 북적이는 비열한
글: 안시환 │
201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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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도취와 과잉은 아닌가
알려졌듯, 1889년, 니체가 끌어안고 울던, 채찍질을 당해도 꿈쩍 않던 그 말은 그 뒤 어떻게 되었을까, 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한 <토리노의 말>은 한 세계의 죽음을 보는 영화다. 벨라 타르도 <토리노의 말>이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영화”라고 간명하게 정리한 바 있다. 마부가 말을 끌고 집으로 돌아온 날부터 6일째 되는 날까
글: 남다은 │
201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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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정영객잔] 무성의 형식은 영원하리
<아티스트>가 무성영화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그 시절을 재현하는 영화라는 말은 부분적으로만 진실이다. 알려진 것처럼 이 영화는 완전한 무성영화가 아니며, 무성영화의 형식적 요소를 차용하여 영화사의 한순간을 해제(解題)하는 알레고리 텍스트로서 흥미를 자아낸다. <아티스트>는 한 무성영화 스타의 흥망의 자취를 따라 1920년대 말에서 1
글: 장병원 │
201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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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순응주의의 기원을 찾아서
윤종빈은 전작 <용서받지 못한 자>와 <비스티 보이즈>에서 조직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반쯤만 어정쩡하게 걸친 인물을 통해 한국사회의 단면을 이야기했다. 윤종빈은 부분을 미세하게 관찰할 때 역설적으로 넓게 조망할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보인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 역시 건
글: 안시환 │
201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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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정치적이지 않은 정치영화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의 석궁 사건을 토대로 재판과정을 재현한 <부러진 화살>이 사실인지 거짓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정지영 감독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 영화의 90%가 사실이고 10%가 허구라고 밝혔으며, 당사자인 박훈 변호사는 재판과정만큼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김명호 교수 또한 “맥락상” 100%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글: 남다은 │
201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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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시네마의 본성에 말걸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두편의 <밀레니엄> 영화를 보았다. 스티그 라르손의 원작 소설은 읽지 않았다. 저명한 원작 소설에 기댄 영화들이 숙명처럼 겪게 되는 원작과의 비교는 한 영화의 가치를 논하는 데 그다지 득이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 소설은 소설이고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영화가 소설에 미치지 못한다거나 창조적으로 그것을 재해석했다는
글: 장병원 │
201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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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희극의 주인공이 되어야하는 비극
<송곳니>에 대한 가장 적절한 비평은 김효선이 이미 쓴 바 있다(<씨네21> 836호). 너무 직접적이고 인위적인 구성이 영화 엔딩의 폭발력을 약화시켰다는 그녀의 지적에 나 역시 동의한다. 실제로 영화 엔딩에서 첫째딸이 보여준 선택의 극단성에 비하자면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파장은 그리 높지 않은 듯하다. 비평의 말미에서 김효선은
글: 안시환 │
201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