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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왕따의 도(道)
몇년 전 내가 다니던 회사의 사장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구나. (사람인데) 개미처럼 일하는 직원들을 보고 싶었던 그는 심리검사를 통해 그들의 약점을 찾고 장점을 보완함으로써 동일한 월급으로 최대 노동 효과를 창출하는 창조 사장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그는 심리검사센터에 천만원이 넘는 돈을 상납했다…. 그 돈으로
글: 김정원 │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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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탈옥수의 도(道)
꽃다운 나이의 대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싶으면 무슨 짓이든 하는 법이다(그 꽃다운 나이에 술 좀 마시겠다고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은 논외로 치자). 우리가 택한 방법은 새벽에 술을 사서 학교로 올라간 다음, 학교 건물 2층과 맞닿아 있는 경사로에서 대략 50cm를 도약, 홈통을 잡고 발코니로 몸을 던지는 거였다.
그 시간에 술병을 껴안고 문
글: 김정원 │
20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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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국가대표의 도(道)
오래간만에 휴가를 나온 선배는 뭔가 숨기는 눈치였다. 뭐지, 선임한테 구타라도 당하는 건가. 아, 지금은 20세기, 군대 가면 당연하게 맞고 살던 암흑의 시대지. 온종일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하던 선배가 소주를 한 사발쯤 마시고야 털어놓은 전말은 이랬다.
소대원 전원의 휴가가 걸린 대회가 열렸다. (자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절 군대에서는 포상휴가
글: 김정원 │
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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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사기꾼의 도(道)
내 동생은 캐나다 어학연수 중에 만난 남자와 결혼했다. 그 남자는 허세와 잔소리가 심하고 말이 많은 경상도 남자였다. 이쯤 되면 짐작할 거다. 영어 배우러 간 캐나다에서 1년 동안 한국말을 얼마나 많이 하며 살았을지.
한국에 돌아온 동생에게 나는 영국 출장에서 녹음한 인터뷰 파일을 건넸다. “한국어로 번역해서 풀어줘, 빵 사줄게.” 옆에는, 나한테는
글: 김정원 │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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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사냥꾼의 도(道)
사냥은 고양이의 본능이다. 하지만 본능이라고 해서 그걸 반드시 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만약 본능이 곧 재능이었다면 나는 맛있는 걸 먹고자 하는 본능으로 타고난 곰손이라는 유전적 한계를 극복하고 매끼 <한식대첩> 파이널에 필적하는 밥상을 차려 먹었겠지, 안 되면 <삼시세끼>라도. 하지만 장조림을 만들겠다고 간을 보다가 간장물만 한 사
글: 김정원 │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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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마술사의 도(道)
전대 학생회가 남긴 빚더미에 시달리던 황폐한 대학 시절, 어떻게든 빚을 갚기로 결심했다. 그래야 남은 1년간 무위도식하며 새로운 빚더미에 앉을 수 있을 테니까.
첫 번째 시도는 대규모 야외 행사가 많은 연말을 노려 따끈하게 데운 정종과 어묵을 파는 거였다. 산 중턱에 자리한 우리 학교는 11월만 돼도 한겨울 혹한을 자랑하는 중부 산간지역, 일기예보를
글: 김정원 │
20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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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시인의 도(道)
소싯적 시인이었던 암흑의 역사를 감추고 사는 소설가가 있다. 시인이란 언어를 깎고 깎아 모든 껍데기를 버리고 그 정수만 남을 때까지 고뇌하는 운명이 아니던가 싶은데, 그는 침소봉대의 달인, 껍데기를 버리기는커녕 누가 쓰다 버린 껍데기까지 갖다 붙이는 허풍의 명수로, 서울 근교로 출판사 사장 심부름 갔던 이야기를 한비야가 7년간 세계를 헤매고 다닌 <
글: 김정원 │
201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