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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소년에게 섹스와 죽음이 없다니?
영화 <보이후드>를 보고 나서 깊은 감동에 빠졌다가 곧바로 두 가지 의문을 떠올렸다. ‘어째서 <보이후드>는 남자아이가 성에 눈뜨는 과정을 철저하게 배제했는가?’ 그리고 ‘어째서 12년이라는 세월 동안 메이슨 주변에서는 한명도 죽는 사람이 없는가?’ 두 가지 의문은 하나로 통합될 수 있을 것이다. 섹스란 새로운 인간을 탄생시키는 과정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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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순간에 지다
올해로 4년째 ‘1일 1초’ 비디오를 찍고 있다. 휴대전화기로 매일 찍은 동영상 중에서 오늘을 가장 잘 보여주는 ‘1초’를 선정한 다음 그걸 이어 붙이는 방식이다. 별것 아닌 영상들이다. 사람을 찍을 때도 있고, 하늘을 찍을 때도 있고, 바람이나 빗줄기를 찍을 때도 있다. 별거 아닌 영상들이지만 1년이 365초로 간략하게 압축된다. 10년쯤 찍은 다음 3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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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어이쿠! (쿨룩) (콜록) (쿨룩)
영화 <족구왕>에는 난데없이 웃음이 터지는 장면이 몇 군데 있다. 혼자 ‘풉!’ 하고 웃었는데, 과연 웃긴 장면인지는 잘 모르겠다. 텔레비전으로 다운받아서 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웃음을 확인할 길이 없었고, (극장에서 영화 보는 게 이런 걸 확인하는 맛이지!) 감독이 코미디를 작정하고 넣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첫 번째 장면은 ‘가위바위보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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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솔직히 말해서, 솔직해지긴 어렵지
말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주 쓰는 문구가 있다. 이를테면, ‘이를테면’이라든가 ‘다시 말해서’라든가 ‘그게 아니고’라든가, 또는 내 경우처럼 ‘솔직히 말해서’라든가. 그렇게 말하게 된 데는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요약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일 수도 있고, 정확히 말하지 않으면 계속 다시 말해야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나는 ‘솔직히 말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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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자꾸 이야기하고 싶어라
낮잠만 자면 꼭 꿈을 꾼다. 밤잠을 잘 때에도 꿈을 꾸겠지만, 유독 낮잠 속의 꿈만 선명하게 기억난다. 낮에는 머리가 좋아지나? 실은, 꿈꾸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꿈꾸지 않기 위해 낮잠에 들고 싶지 않은데, 낮잠은 언제나 슬며시 허리를 붙들고 나를 주저앉힌다. 낮잠 속의 꿈은, 나를 깊은 곳으로 데려가지 않고 낮은 곳에서, 이를테면 무릎까지만 잠기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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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지르박 GoGo, 죽을 때까지
요즘 즐겨 듣는 노래가 로잔느 캐시의 2014년 앨범 ≪The River & the Thread≫인데, 오후에 이어폰으로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며 거대한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미국엔 한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오래전부터 봐왔던 익숙한 풍경이다. 아버지 조니 캐시의 영화 <앙코르>(원제 <Walk the Line>)에 나왔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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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여름의 한가운데, 뜨거운 운전석에서
※ <모스트 원티드 맨>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올여름, 나는 어딘가 구멍이 나 있는 자전거 타이어 같다. 펌프로 열심히 바람을 집어넣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여지없이 쭈글쭈글한 상태로 변해 있다. 전부 새고 있는 것 같다. 구멍이 하나뿐이라면 찾아서 메우면 될 테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언제부턴가 타이어에 공기 채우는 일도 그만두고 말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