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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이상한 노스탤지어
오멸 감독의 <지슬>이 선댄스영화제 대상을 받았다는 뉴스를 본 날, 음악이 궁금했다. 전작 <어이그 저 귓것> 때문이었다. 2010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영화엔 서울에서 몸을 다쳐 귀향한 포크가수와 그를 스승으로 모시는 백수건달 두명, ‘점빵’ 삼촌(어르신)과 할망이 나온다. 제주 방언으로 지은 포크송과 민요도 흐
글: 차우진 │
201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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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두근두근 불안불안
알다시피 <아저씨>는 2년 전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 잊을 만하면 케이블에서 보게 된다. 그때마다 꼼짝없이 같은 장면에서 온몸을 찌릿찌릿 떨고 만다. 총알 떨어진 원빈 ‘아저씨’가 단검 하나로 다수와 싸우는 최후의 클라이맥스. 그 2분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매번 2시간짜리 영화를 넋놓고 보는 셈이다. 전진/후진의 간결한 동선, 무자비한 칼놀림,
글: 차우진 │
201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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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그놈의 사랑이 있어, 행복해
앤 해서웨이와 짐 스터지스가 주연한 <원데이>를 보기 전에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우정과 사랑이 어쩌고 하는 카피 때문이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면 완전히 다른 생각이 든다. 요즘 ‘대세’인 앤 해서웨이 때문이다. 엠마, 그러니까 그녀는 얼굴이 망가진다는 이유로 안 웃는 여자와 달리 그 큰 입을 벌리고 제대로 웃는
글: 차우진 │
201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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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눈물 터지기 직전의 울렁임
아름답고 난감한. <라이프 오브 파이>는 그런 영화였다. 특히 여기엔 파이의 개인사, 등장하는 이름, 내레이션, 심지어 바나나까지 몽땅 허투루 쓰인 게 없는데, 원작 소설이든 영화든 비유와 상징이 야수처럼 으르렁대며 이야기를 살아 있게 만든다. 배가 ‘침춤’(Tzimtzum)인 것도 그렇다. ‘침춤’은 무한의 존재가 스스로 수축해 만든 진공의 공
글: 차우진 │
201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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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에포닌, 에포닌, 에포닌!
불법과 탈세를 전문으로 하는 자들이 국정을 맡으며 “나는 법밖에 모른다”고 말하는 시대니 <레미제라블>의 흥행돌풍과 그에 대한 평들이 유행하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21세기적 관점에선 시시했다. 장발장은 수양딸을 귀족과 결혼시키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고, 마리우스는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을 품은 귀족으로 남겨지며, 코
글: 차우진 │
201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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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알 수 있을 거 같아… 너를
대부분의 영화음악은 영상이 말하지 못하는 것을 대신 말한다. 캐릭터의 내면에서도 유난히 작은 떨림이라든가 상황의 아이러니 중에서도 다소 애매한 감정이라든가. 특히 다층적이고 복잡한 이야기에서 음악은 그야말로 카메라의 다른 입이 되기를 자처한다. <범죄소년>의 음악 역시 그렇다. 이 따뜻하고 막막한 영화에 흐르는 음악은 소년 지구가 소년원에 입소하
글: 차우진 │
201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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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도시적 우울함을 가득 머금고
이런저런 신화가 있다. “매일같이 카페에서 일하니 너는 좋겠다.” “자유로운 영혼이시네요.” “정시 출근 안 하는 게 어디야.” 회사 다니는 친구들이 내게 하는 얘기다. 아이 왜들 이래. 여러분은 4대 보험 적용되시잖아요. 때 되면 휴가도 가잖아요.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세금환급 받잖아요. 퇴직금도 나오잖아요. ‘글쟁이 프리랜서’가 한달에 200만원 벌려면
글: 차우진 │
2013-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