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신화가 있다. “매일같이 카페에서 일하니 너는 좋겠다.” “자유로운 영혼이시네요.” “정시 출근 안 하는 게 어디야.” 회사 다니는 친구들이 내게 하는 얘기다. 아이 왜들 이래. 여러분은 4대 보험 적용되시잖아요. 때 되면 휴가도 가잖아요.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세금환급 받잖아요. 퇴직금도 나오잖아요. ‘글쟁이 프리랜서’가 한달에 200만원 벌려면 얼마나 악착같아야 하는지 아세요(이래봬도 경력이 11년인데!). 아무튼 ‘소간지’가 나오는 <회사원>은 직장인의 억하심정과 판타지를 얼마나 우려먹는 영화란 말인가. 뭐라고요? 모아둔 돈으로 카페‘나’ 하겠다고요? <한겨레> 안 보셨어요?
물론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도 있다. 카페에서 회사 옥상으로 장면이 전환될 때 흐르던 미연의 노래 같은. 그 도시적 우울로 가득한 사운드의 공간감이 카페에서 건물 옥상으로, 또 사무실에서 형도의 해고 위기로 옮겨가는 연출은 좀 찌릿했다. 모그의 음악은 신의 주위를 빙빙 배회하다가 문득 안으로 푹 파고드는데, 하드보일드 장르에서 특히 높은 신뢰를 준다는 생각도 든다(<악마를 보았다>와 <도가니>의 그 우울을 기억하자). 어쨌든 이 영화의 화두는 두개다. “월급쟁이는 월급 떨어질 때까지 회사에 붙어 있어야지”와 “그래서, 행복하니?” 저요? 에이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