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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27h street / 쉘 위 댄스?
어릴적 사교무도장의 추억
어릴 적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독서실이 있었는데, 그 곳3층에는 정말 어울리지 않게도 ‘사교무도장’이란 것이 위치해 있었다 (공부하는 아이들 머리 위에서 춤추고 있는 어른들라니!). 전면으로 까맣게 코팅한 유리 위에 커다랗게 파여진 ‘사교무도’라는 글씨는 마치 타락으로 이끄는 지옥의 문구처럼 보였고, 어쩌다 장바
글: 백은하 │
200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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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26th street / 그대 탈출을 꿈꾸는가
한국에서 친구가 왔다. 얼마 정도 뉴욕에서 나와 함께 지낼 예정으로. 그녀와 나는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고, 어쩌다 보니 앞뒤 자리에 앉았으며, 우연히도 2학년, 3학년 연달아 같은 반이 되었다. 와중에 몇몇 아이들이 돌려쓰던 교환일기 속 친구가 되었고, 유난히 웃기는 그 녀석 덕에 ‘지옥에서의 한 철’ 속에서도 가끔은 웃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글·사진: 백은하 │
200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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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25th street / 나는 소년이 좋다
사실, 고백 할 것이 하나 있다. 어머 깬다. 라고 말해도 어쩔 수가 없다. 나는 소년들이 좋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어른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전의, 어린 소년들에게 집착한다. 이 ‘유사 페도파일’ 증상이 나타난 건 꽤 역사가 깊다. 어린 시절 <태양의 제국>에서 영국식 교복이 너무 잘 어울렸던 또래소년 크리스챤 베일을 본 후 한 참 동안
글: 백은하 │
200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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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24th street / 나는 무성영화가 좋다.
베르톨루치의 <몽상가들>에서 보면 미국소년 매튜와 파리소년 테오, 이 두 씨네마키드들이 격렬한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 중에 누가 더 위대하냐”에 대한 문제였다. 물론 그 두 거장의 위대함을 저울질 하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무모한 시도다. 하지만 누구 하나를 꼭 골라야 한다면 나는 어쩔 수 없이
글·사진: 백은하 │
200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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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23rd street / 로버드 드 니로가 트라이베카로 간 까닭은?
“이 도시는 정말 계절이 두 개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게에서 손님들로부터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듣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3월까지 눈이 내리던 맨하탄의 거리는 달이 바뀌자 마자 온통 탱크 탑을 입은 뉴요커들로 가득 차 버렸다. 그렇게 겨울이 끝나자마자 봄을 즐길 틈도 없이 여름이 시작된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어두운 카페나
글·사진: 백은하 │
200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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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22nd street / 사람은 절대로 안 변한다
“인간들은 안 변해. 스스로 변했다고 생각하지. 몸무게가 변하고, 얼굴이 변하고, 뭐 남자가 여자가 될 수도 있겠지. 그런데 진짜로는 안 변해. 전혀.” 이번 주 맨하탄에서 개봉하는 토드 솔론즈의 신작 <펠린드롬스>(Palindromes)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건 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기도 하다.
언
글·사진: 백은하 │
200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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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의 C&C]
[백은하의 애버뉴C] 21st street / 동성동본 동명이인 초비극 러브스토리
왁자지껄한 뉴욕의 레스토랑. 함께 저녁을 먹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희극과 비극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들은 이내 같은 듯 다른 두 개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일단 첫 설정은 동일하다. 저녁파티가 한창인 어느 집. 불쑥 한 명의 불청객이 그들 앞에 나타난다. 그 여자의 이름은 멜린다. 그리고 멜린다는 문을 열자마자 테이블 앞에서 쓰러진다. 여기서
글: 백은하 │
2005-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