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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다리나 몸통없이 이제 머리뿐인가
**이미 스포일 된 영화라고 해도 , 스포일러 있을 수 있습니다.
뱀이 자기 꼬리를 먹어 들어가 포식자와 피식자가 오직 치켜든 머리 하나로 남듯, 자신이 딛고 선 지반을 허물어 그 흙으로 집을 짓듯, 파괴의 과정이 생산의 기반이 되는 영화를 카타스트로프, ‘재앙’영화라고 하자. 예컨대 이런 악순환을 오히려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는 영화들 말이다. <2
글: 김소영 │
200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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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줌이라는 기호놀이
이것이 어떤 이정표인지, 아니면 짧은 휴식인지, 혹은 간주곡 같은 것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새로운 시도인지는 분명치 않다. 점점 더 홍상수는 비탈길에 선 것처럼 속도를 내고 있다. 마치 그가 쓰러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더 빨리 달려가기라도 하는 것처럼 ‘새로운’ 영화에 몸과 마음을 내주고 있다. 몸과 마음? 그렇다. 그는 어떤 것을 의도하기보다는 자신
글: 정성일 │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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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소녀의 성적 욕망과 강박증
<파주>는 보고 나서 무언가를 말하고 싶게 만들고 타인의 견해를 궁금하게 만든다. 이 영화가 문제적이라는 뜻이며, 누가 뭐래도 그건 박찬옥의 성취다. <파주>는 헐겁고 모호하다. 그 자체로는 장점도 단점도 아닌 그 빈틈과 불투명함이 우리를 생각하게 만들고 사후적으로 어떤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 점에 대해선 지난호(728호)에 실린
글: 허문영 │
200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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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언젠가 본편을 보고 싶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적으로 미비하나 놀랍게도 그 미완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호의적 해석을 낳고 있는 영화 <파주>는, 그 때문에라도 관심을 갖고 말해질 자격이 충분하다. 쓴소리조차 무색한 영화에 비한다면 필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많은 호평이 있었으니 이견이 하나쯤 첨부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파주>에 관한 호의
글: 정한석 │
200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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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심리적 놀라움을 경험하다
<디스트릭트9>과 <파주>를 생각한다. 생각했다라기보다는 어떤 특정한 지역, 지리적 공간을 지칭하는 제목을 단 두편의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극장가를 찾아와 만들어낸 몽타주에 대한 글쓰기가 될 것이다.
<디스트릭트9>의 초반은 이상한 방식으로 관객을 흥분시킨다. 디스트릭트9이라는 게토에 거주하는 외계인의 굴종성, 비천함에
글: 김소영 │
200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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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여기, 새로운 것이 시작되고 있다
부산에서 몇편의 영화를 보았고 그중에서, 한국에서는 결코 개봉되지 않을, 그러나 잊을 수 없는 영화 한편에 대해 말하려 한다. 그 영화는 필리핀의 신성 라야 마틴의 <인디펜던시아>이다(이 감독을 주목하라고 일러준 사람은 감독으로 부산을 찾은 정성일 선배다. 그의 변치 않는 감식안은 언제나 귀한 선물이다. 맡은 일 때문에 봐야 했던 뉴커런츠 부문
글: 허문영 │
200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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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현실의 중력을 벗어난 멜로, 흥미롭다
블록버스터의 시즌이 지났고 계절의 변화에 때맞춰 세편의 한국영화가 왔다. 같은 주에 개봉한 <내 사랑 내 곁에>와 <불꽃처럼 나비처럼>, 한주 뒤늦게 온 <호우시절>을 멜로영화의 범주로 이해하는 것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혹은 사랑에 관한 애틋한 드라마로 보아도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세편의 영화를 맞이하다보니 정작 그들이
글: 정한석 │
2009-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