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토피아로부터]
[우석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마초 자본주의, 일본의 고민
2002년에 만들어진 <황혼의 사무라이>를 보았다. ‘황혼’의 의미는 ‘해가 지면 집으로 퇴근하는 사무라이’라는 의미다. 막부 말기, 일본의 봉건제가 무너지면서 무사들이 장부도 정리하고 회계도 하는 사무직으로 밥값하던 시절의 일이다. 어느 날 어린 딸이 사무라이인 아버지에게 묻는다.
“아버지, 제가 바느질을 열심히 배우면 나중에 옷을 지어
글: 우석훈 │
2022-02-24
-
[디스토피아로부터]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간결한 삶
신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식습관을 정비했다. 흔히들 하는 것처럼 식단 관리를 시작한 게 아니라, 원래 소극적으로만 실천하던 채식을 제대로 하기로 했다. 고기 종류를 먹지 않을 뿐 아니라 우유와 계란도 끊었다. 집에 남아 있는 동물성 식재료가 조금 있긴 하지만 있는 걸 소진하고 나면 새로 사지는 않을 계획이다. 그럼 도대체 뭘 먹고 살아? 그게 아마 비건
글: 김겨울 │
2022-02-17
-
[디스토피아로부터]
[송길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로컬리티, 로컬 피플
팬데믹과 초연결이 중첩되는 시대는 수백년간 매일같이 직장에 나가야 했던 사람들에게 일하는 장소를 고를 수 있는 특권을 갑자기 허락해주었다. 랩톱 화면을 바라보다 고개를 들면 하얀 파라솔과 푸른 바다가 보이는 감동은 여름휴가 성수기의 살인적인 비용을 지불한 휴양지에서 겨우 며칠간 누리던 호사가 아니라 일상이 될 수 있다. 숲속 작은 집에서 화목난로 안 참
글: 송길영 │
2022-02-10
-
[디스토피아로부터]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오늘 가장 사랑한다는 일
우리 집에 새 식구가 왔다. 아기 고양이다. 원래 우리 집에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었다. 8살짜리 커다란 치즈태비 커크와 몸집이 더 큰 4살짜리 턱시도 스팍이다.
셋째는 우리 집에 온 지 석달됐는데 온갖 무늬와 색이 다 있는 고양이라 커크나 스팍처럼 외모를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카오스와 치즈태비와 턱시도와 삼색이가 희한하게 섞여 있는 정체불명의
글: 정소연 │
2022-01-27
-
[디스토피아로부터]
[우석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새로움을 경신하자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일본식으로 각색한 구로사와 아키라의 <란>을 20대에 처음 보았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다. 미친다는 게 뭔지, 제정신이라는 게 뭔지, 세상을 새로 보는 느낌이었다. <춤추는 대수사선>은 총리실에 근무하던 시절에 봤다. 내가 보던 공무원과 공기업의 모습과 그렇게 똑같을 수가 없었다. <에반게리
글: 우석훈 │
2022-01-20
-
[디스토피아로부터]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인류라는 컨트롤 프릭
어떤 책에 대해 말하고 싶다. 그 책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대해, 개인성과 역사성을 교차시키는 방식에 대해, 역경을 극복하는 내용에 대해,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는 방식에 대해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 책에 대해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하는 순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그 책을 온전히 느낄 기회를 박탈당할 위
글: 김겨울 │
2022-01-13
-
[디스토피아로부터]
[송길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미리 망가져 고맙다
연식이 꽤 된 집에 살고 있으면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곤 한다. 관리소로부터 공용 파이프가 낡아 누수가 발생해 이를 교체한다며 각 가정의 배관은 알아서 고치라는 통고를 받았다. 수리 전까지 난방이 안된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부랴부랴 업체를 알아보니 일이 밀려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한단다. 집 떠나길 두려워하는 고양이 두 마리를 힘들게 켄넬에 넣어
글: 송길영 │
2022-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