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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다가오는 소리
다른 사람과 살고 싶다는 남편의 통보를 받은 철학 교사 나탈리(이자벨 위페르)는 옛 제자 파비앙(로만 콜린카)에게 이 소식을 처음 들려준다. 두 사람은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관계다. 안이한 이야기였다면 나탈리와 파비앙의 관계는 연애로 흘러가고 지적인 중년 여성의 위기는 젊은이와의 사랑으로 돌파됐겠지만 <다가오는 것들>은 그보다
글: 김혜리 │
201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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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그날의 분위기
※<밀정>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올해는 꼭 죽어야 쓰것는디.” 다큐멘터리 <할머니의 먼 집>의 주인공이 털어놓는 여망은, 관심을 호소하는 외로운 노인의 제스처가 아니라 진담이다. 열여덟살에 결혼해 가족을 보살피는 보람만 알고 살아온 여인은, 자식을 여의고도 살날이 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역으로 느낀다. 매일 그녀의 손길을 요하
글: 김혜리 │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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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귀를 기울이면
형태와 색, 역사, 조명, 액자, 스폰서….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의 <내셔널 갤러리>는 미술품으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거의 모든 화제를 건드린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들도 포함된다. 3년 반의 작업 끝에 렘브란트의 <말을 탄 프레더릭 리헬의 초상> 밑에서 찾아낸 숨겨진 또 다른 그림에 대해 발표하는 미술품 복원
글: 김혜리 │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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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드림 캐처
<스타워즈> 시리즈 6편까지 드로이드 R2-D2를 연기한 배우 케니 베이커가 지난 8월13일 타계했다. <스타워즈> 팬들만 알아보는 스타였던 베이커의 사진을, 처음으로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보드빌 극장 출신 배우 베이커는 낙천적이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한다. “케니는 R2-D2의 심장이자 영혼”이라는 조지 루카스의 말은,
글: 김혜리 │
20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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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진격의 거인
<빈 집>의 태석(재희) 이래 최고의 영화적 은신술 아닐까? <마이 리틀 자이언트>의 거인은 새벽 런던 거리를 사람들 눈을 피해 돌아다닌다. 키가 7m인데 눈에 띄지 않는다니 대체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마크 라일런스, 그리고 애니메이터들은 영화 도입부 거인이 귀가하는 과정을 통해 비결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거인
글: 김혜리 │
201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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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거자필반(去者必返)
※<제이슨 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테네를 배경으로 한 <제이슨 본>의 첫 액션 세트피스는, 구제금융 찬반을 둘러싼 그리스 국민들의 시위와 뒤섞여 있다. 본은 의도치 않게 진압경찰과 충돌하고 물대포의 방향을 거꾸로 돌리며 전진한다. 군중의 깃발에 가려져 CIA 시야를 간간이 벗어나기도 한다. 세팀의 적을 차례로 격퇴하고 따돌리
글: 김혜리 │
201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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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행복이 가득한 집
※<비밀은 없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엔 읽지 마십시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효신과 시은에게 학교 옥상과 교환일기가 있었다면, <비밀은 없다>의 민진(신지훈)과 미옥(김소희)에게는 아지트와 2인조 밴드가 있다. 이경미 감독과 홍주희 미술감독이 꾸민 두 소녀의 공간에는 잡동사니와 사금파리들이 모
글: 김혜리 │
201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