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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 컬트 <총알탄 사나이>
낯선 사람들과 영화 이야기를 할 때가 종종 있다. 요즘엔 영화만큼 일반적인 관심사도 없으니까. 그러다 코미디영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상대방이 채플린을 좋아한다고 하면 방긋 웃으며 “저두요” 대답한다. 그순간 내 옆에는 점선으로 된 말풍선이 생긴다. ‘그래 잘났다. 이거지 흥, 나는 ‘못말리는’ 시리즈나 좋아한다. 어쩔래, 아예 버스터 키튼을 좋아한다 그러지
200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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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 컬트 <스모크>
저 실례합니다만, 담배 한대만 빌릴 수 있을까요? 아… 감사합니다. 미안한데 불도 좀….후∼ 이놈의 담배 끊는다 끊는다 하면서 계속 피우네요. 사실, 건강 때문에 담배를 끊어야 한다면, 담배뿐만이 아니라 끊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술, 육류, 스트레스 주는 인간들, 뉴스, 신문…. 후∼ 담배를 한번 끊은 적이 있었죠. 한 8개월 정도…. 결국 다
200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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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 컬트 <넥스트 베스트 씽>
물론 최선은 완벽한 남자를 만나는 것이다. 동석한 친구에게서 “정말 사람좋게 생겼다”는 따뜻한 위로를 들을 필요없고, 함께 피트니스센터를 다니기로 했을 때 “등록비가 10만원이래. 내일까지 내 계좌로 넣어줘” 따위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딴에는 서프라이즈 해준답시고, 바꾸러가는 수고를 덤으로 얹어주는 선물은 절대 하지 않고, 아이가 있을 경우 둘 다 바쁠
200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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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 컬트 <천국의 아이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퍽 가난하게 자랐다.70년대 중반까지 서울시내에서 가장 빈민촌이랄 수 있었던 청계천 판자촌이 내 유년의 고향이었다. 학우들이 가져온 불우이웃돕기 쌀봉투는 대체로 내 차지였고 장마철이 지나고 나면 아버지 도장을 가지고 마장동의 적십자회관에 밀가루와 헌옷들을 배급받으러 가기도 했다.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을 벌기 위해서 부모님
200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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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컬트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게 되면 꼭 찾는 곳이 있다. 대학가의 음반가게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LP음반이 매장의 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고음반가게이기 십상이다. 더러 괜찮은 음반을 싼값에 구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단지 우리나라에서 구하지 못한 음반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아니다. 그럴 만큼 음악을 많이 알거나 즐기지도 못한다. 내가 좋아하는 건 그런
200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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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형태의 오! 컬트 <고양이를 부탁해>
그런 거지, 20살 청춘이라는 거.내가 가진 속도와 세상의 속도가 맞지 않아서 힘들고 애타고, 소중한 시간들이 덧없이 흘러가는 꼴을 보고 견뎌야만 하는…. 질풍노도의 스펙터클 어드벤처가 펼쳐져야 마땅할 인생의 황금기에 모험이라 해봐야 고작 메케한 기침에 메슥거리는 속을 견디며 첫 담배를 배우는 일, 깡소주와 한판 대결을 벌인 뒤 길바닥에 나뒹굴어 보는 것.
2002-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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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도감]
김은형의 오! 컬트 <플란다스의 개>
지난해 ‘씨네21이 틀렸다’라는 창간특집을 읽고 난 다음 <플란다스의 개>를 봤다. 실은 봐야지, 봐야지 노래만 하다가 텔레비전에서 방영할 때야 봤다. 그냥 봤다고 하면 될 걸 자랑도 아닌 나의 게으름을 늘어놓는 이유가 있다. 2000년 초 개봉 때 봤다면 무심코 지나갔을지 모를 반가운 얼굴을 만났기 때문이다. 나는 현남이의 친구를 연기한 고수희
2002-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