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봄빛은 푸른데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험한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어린아이처럼, 어느 봄에 나는 그 말에 완전히 꽂혀 있었다. 학교를 어설프게 졸업했고, 다니던 직장은 그만두었고, 1집 앨범을 내고 나서 밴드 활동은 어떻게 흘러갈지 확신이 없던 시기였다. 앨범 발매 후 유일하게 나간 보도는 밴드가 무기한 활동을 중단한다는 이야기였고, 어떤 활
글: 윤덕원 │
2021-05-13
-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로건과 로라
겨울 내내, 집에 햇빛이 들지 않았다. 1층인데다 지대도 낮아서였다. 햇빛은 매일 아침 베란다 문턱 언저리에 살포시 머물렀다가, 금세 사라져버리곤 했다. 나는 그게 참 불만스러웠다. 이 집에 살면서 식물을 키우거나(키울 생각도 없었으면서), 햇빛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일(딱히 그런 무드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을 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약간 분이 났다.
글: 강화길 │
2021-05-10
-
[영화비평]
'노매드랜드'에서 펀의 자동차가 집이 되어가는 과정
<노매드랜드>의 펀(프랜시스 맥도맨드)이 자동차에서 살기 전 머물렀던 곳은 엠파이어라는 이름의 마을이다. 이 마을의 주 수입원은 유에스집섬(USG)이라는 석고를 생산하는 회사다. 이 회사가 건축 재료인 석고보드를 생산한다라는 사실과, 주택건설 경기에 영향을 받아서 이 회사가 파산한 후 펀이 자동차에 살고 있다는 영화의 설정은 <노매드랜드&
글: 윤웅원 │
2021-05-12
-
[프런트 라인]
'노매드랜드', 뉴 웨스턴의 파도는 어디까지 당도하였나
장르를 말할 때 형식이나 스타일에 집착하다보면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이다. 지난해에 본 <바쿠라우>부터 올해 아카데미의 화제작 <미나리>와 <노매드랜드>까지 내겐 모두 변형된 서부극으로 다가왔다. 이민자와 이방인들이 이제 와서 서부극의 정서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늘 외로움에서 탈출하고 싶은 나에게, 고독 속에 스스로를
글: 송경원 │
2021-05-12
-
[2021 전주국제영화제]
[2021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 CGV아트하우스상 창작지원상, 왓챠가 주목한 장편 수상작 '낫아웃' 이정곤 감독
<낫아웃>은 신명고의 4번 타자인 광호(정재광)가 프로야구 드래프트 선발전에 탈락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느 성장영화처럼 꿈을 이루기 위해 부던히 노력하는 광호의 모습이 머리에 그려질 때쯤, 가짜 휘발유 판매업이란 범죄가 섞여든다. 대학에 진학해 야구를 계속하려는 광호에게 팀 코치가 뒷돈을 요구하면서 광호가 급하게 자금을 마련해야 했던
글: 조현나 │
사진: 최성열 │
2021-05-07
-
[2021 전주국제영화제]
[2021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 '성적표의 김민영' 이재은·임지선 감독
19살과 20살. 고작 1년의 차이에 불과하지만 함께 추억의 무게가 가벼이 여겨질 만큼 길고 깊은 시간이기도 하다. <성적표의 김민영>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각자 다른 길을 가게 되면서 관계의 변화를 겪는 세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적인 갈등 대신 무심한 말 한마디에 서운함을 느끼게 되는 미묘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성적
글: 조현나 │
사진: 최성열 │
2021-05-07
-
[2021 전주국제영화제]
[2021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 한국경쟁 심사위원 특별언급, 다큐멘터리상 수상작 '너에게 가는 길' 변규리 감독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의 두 주인공은 자녀의 커밍아웃 이후 새로운 이름을 지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FTM 트랜스젠더 한결의 엄마 나비’, ‘게이 예준의 엄마 비비안’으로 소개한다. 나비는 한결의 성별 정정을 위한 법적 절차를 함께하고, 비비안은 예준의 남자 친구를 만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들 곁에는 이 모든 과정의 버팀목이 되어주
글: 남선우 │
사진: 최성열 │
2021-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