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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어쨌든 삶은 지속되고
코언 형제를 좋아한다. 96년인가 개판 그 자체였던 학점에 생각만 많던 ‘잉여’ 시절, 학교 앞 비디오방에서 혼자 <파고>를 보고 거기 알바생과 밤새 얘기를 나눈 기억 때문인지도 모른다. 절제된 연출과 대사는 간결한 기도문처럼 확고하고 우직하게 정의를 구현하니 어쩌니 나불댔던 것 같다. 형제의 오랜 벗, 작곡가 카터 버웰이 스코어를 맡은 <
글: 차우진 │
201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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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내일을 위해!
<빌리 엘리어트>는 볼 때마다 매번 달라지는 영화다. 처음엔 성장영화였다. 아버지와 아들이 거기 있었다. 또한 음악영화였다. 록과 클래식이 거기 있었다. 또한 연대에 대한 영화였다. 공동체가 거기 있었다. 파업을 주도한 빌리의 형 토니가 도망칠 때 클래시의 <London Calling>이 흐른다. 주민들은 쪽문을 열어 길을 열어주지만
글: 차우진 │
201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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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비열한 거리에서 살아가려면
미키 할러는 나쁜 변호사다. 그에게 법은 정의 구현의 수단이 아니라 죄 지은 쪽과 처벌하려는 쪽이 공평하게 이용해먹는 시스템일 뿐이다. 하지만 유죄와 무죄로 가를 수 없는 ‘진실’은 분명히 존재한다. 미키는 그게 가장 무섭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미키는 편법과 뒷거래를 남발하는 ‘뭣 같은’ 변호사지만 적어도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치운 악당은 아니다
글: 차우진 │
201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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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지친 당신을 위해
<이층의 악당>은 성실한 영화다. 숨겨진 물건을 찾는 사기꾼과 신경쇠약에 걸린 집주인의 거짓과 진실이 교차되는 중에 왕따 여중생과 옆집에 관심이 많은 이웃, 짝사랑에 빠진 경찰, 철없는 재벌 2세와 그가 고용한 키 작은 조폭, 조폭이 불만인 엘리트 경영진 같은 주변 인물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들의 욕망과 콤플렉스가 제 방식대로 드러나고
글: 차우진 │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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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두근두근 신곡, 두근두근 블록버스터
유튜브와 퍼스트쇼잉닷컴을 오가던 날들 끝에 드디어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심야로 봤다. 심장은 꼬꼬마 찰스(프로페서X)가 꼬꼬마 레이븐(미스틱)과 딱 마주친 것처럼 두근두근거렸다. 음악도 두근두근. 자, 기초학습. 예고편의 음습한 다운비트 사운드는 요즘 할리우드에서 막 뜨는 ‘트레일러 음악’ 전문 집단 메서딕 다우트(Methodic Dou
글: 차우진 │
201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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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10년 전 나를 보듯
인천에 오래 살았다. 역곡역 즈음에선 종로 코아아트홀에서 영화 보고 대학로까지 걸어갈까 고민하기도 했다. 스프링노트에 일기인지 뭔지를 쓰던 때, 종로3가 서울레코드, 세일음향과 대학로 SKC에서 CD를 ‘구경’만 하던 때, 차창 밖 풍경은 황량하고 이상했고 하루의 클라이맥스는 한강을 건널 때나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내게 <고양이를 부탁해>는
글: 차우진 │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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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쓸데없이 고퀄리티야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는 쓸데없이 멋부린 제목만큼 심심했다. 다만 인어들과 음악은 인상적이었는데(갑자기 미녀가 뙇! 그러다 기타가 뙇!)예쁜 인어 세리나가 훈남 선교사를 데리고 해저 2만리로 사라지는 장면에선 다음 편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고(아차,낚였네?) 한스 짐머의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 틈틈이 다이아몬드처럼
글: 차우진 │
2011-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