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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03:30] 쿠앤필름의 시나리오 작업실
그동안 별별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지독한 ‘감금’ 생활을 참아내지 못해 누군가는 탈출을 시도했고,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해 심한 ‘대인기피’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런 이들의 처소에 멋모르고 찾아들었던 남자들은 심지어 ‘봉변’을 당했다는 등등….두문불출한 지 300일,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세 마녀를 둘러싼 풍문은 그러했다. 침입을 강행하면
200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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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09:00] <마리 이야기> 배급 준비하는 배급전문회사 청어람 사무실
“방송용 비주얼은 이제 충분히 노출됐으니까 바꾸는 게 어때?”“그냥 쭉 밀고 가죠. 대신 카피를 더 센 걸로 바꿔야겠어요. 개봉이 임박했다는 느낌을 줘야 하니까.” 전날 과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일찌감치 회사를 찾은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와 몸살로 밤새 방바닥을 긁다 겨우 나온 시즈엔터테인먼트의 조성원 대표가 <마리이야기> 광고물에 대한 의견을 나
200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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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11:00]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음악감독 이동준 작업실
스케이트장처럼 얼어버린 빙판길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오로지 바빠 간밤에 땅 한번 밟아보지 못한 한 남자가 길가 건물 속에서 벨소리에 놀라 후닥닥 문을 연다. 문 밖 찬 새해 신문들 위로 방안의 훈기가 확 밀려온다. 아침이 훤히 밝은 이제야 막 침대에 몸을 댄 참이라는 맨발의 이 남자는, 그런데 보아하니 세수도 한 것 같고 막 외출할 사람처럼 스웨터까지 입고
200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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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12:40] <서프라이즈> 크랭크인 고사
“다들 내려오라고 그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이춘연 대표, 몰려든 지우들과 취재진을 기다리게 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어서 고사를 시작하자며 채근한다. 하지만 김진성 감독이 말을 번복, “슛 다시 간답니다”라는 우렁찬 전갈이 이내 계단을 통해 내려온다.이화여대 정문에 자리한 4층 규모의 미용실은 이렇게 새해 첫날부터 1년6개월 만에
200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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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14:00] <예스터데이> 프로덕션 디자이너 김석민 사무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명지빌딩 4층. <예스터데이> 프로덕션 디자이너 김석민씨는 사무실 한쪽 벽에 밀어붙여진 간이침대에서 화들짝 눈을 떴다. 2시가 조금 안 된 시각. 보통 때에 비해 서너 시간이나 빨리 일어난 것이다. CG는 지금 당장은 분초를 다투는 일이 아니지만, 예정보다 2배가량 늘어난 <예스터데이> CG분량은 확실히 부담이다.
200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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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15:30] 서울극장 <나쁜 남자> 이벤트 홍보현장
“사고가 터졌어요. 도우미들이 연락이 안 되고 있어요.” LJ필름 윤동희씨가 발을 동동 구른다. “반지 있어요, 반지.” “두사부 두사부.” 암표상들까지 대거 출현한 1월1일 오후 서울극장 앞. 북적대는 이곳 한켠에 열흘 뒤 개봉하는 영화 <나쁜 남자>의 제작사 LJ필름의 홍보팀인 한성호, 윤동희, 진희원씨와 투자사 튜브엔터테인먼트의 김지은씨가
200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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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17:50] KTB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의 하성근 이사
매서운 바람보단 웅크려 있던 한기가 더 오싹하다. 끓기 시작한 커피메이커의 수증기도, 틀어놓은 지 꽤 된 것 같은 온풍기도 별반 효과가 없다. 그런데도 새해 첫날 오후부터 홀로 회사에 나와 이것저것 둘러보는 하성근 이사의 얼굴은 왕성한 원기, 혈색 가득이다. 금연을 다시 시도한 지 채 하루가 안 됐으니 그 때문은 아니고. 7년 동안 하루도 빠뜨리지 않은 운
2002-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