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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 <예스터데이> 프로덕션 디자이너 김석민 사무실
2002-01-11

2002년 1월 1일, 충무로 만화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명지빌딩 4층. <예스터데이> 프로덕션 디자이너 김석민씨는 사무실 한쪽 벽에 밀어붙여진 간이침대에서 화들짝 눈을 떴다. 2시가 조금 안 된 시각. 보통 때에 비해 서너 시간이나 빨리 일어난 것이다. CG는 지금 당장은 분초를 다투는 일이 아니지만, 예정보다 2배가량 늘어난 <예스터데이> CG분량은 확실히 부담이다. 개봉예정인 3월에 맞추려면 꽤 빠듯한데…. 자꾸 다시 감기려는 눈꺼풀을 억지로 밀어올린다.

어젯밤에도 술을 댓잔 걸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새해 신새벽을 컴퓨터 앞에서 맞이했고, 간이침대에서 잠든 시간이 7시쯤. 반쯤 눈을 뜨고 시계를 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내려 감기는 눈꺼풀을 허락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그래, 조금만 더…, 하는데 어떤 사람이 인터뷰하겠다고 달려드는 악몽 때문에 벌떡 일어났어요.” 김석민씨는 허허, 호방하게 웃는다. 새해 첫날 그가 처음 입에 댄 음식물은 캔커피 한 모금. 아니, 그 전에 맛있게 태운 담배 한 모금이 더 먼저이긴 하다. 잠자리에서 털고 일어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쓱쓱 빗어넘기고, 수초처럼 너풀거리는 콧수염과 턱수염을 쓰윽 쓸어주면 얼추 잠이 깨고, 세수는 생략.

“1월1일이라는 건 단순한 시간의 구획이지 무슨 의미가 있나요. 새해니, 첫날이니 날짜에 의미부여하지 않은 지 오래됐어요. 365일 가운데 ‘평범한’ 하루일 뿐이에요.“ 느긋함과 분주함의 리듬이 불규칙하고 일상과 휴일의 경계가 모호한 직업 탓일까. 새해소감도 “무감(無感)해요”다.

높낮이가 다양한 파티션으로 쳐서 미로처럼 구획지어놓은 사무실에서도 가장 구석진 자리에서 김석민씨가 마우스를 ‘터치’할 때마다 모니터에 떠 있는 장면들이 마법에 걸린다. 냉동인간을 담은 둥근 관 위에 반투명 덮개가 씌워지고 하얗게 거칠기만 하던 벽엔 메탈 느낌의 냉동관 입구가 형태를 갖춘다. 평소 40명이 북적대던 사무실을 홀로 지키던 그의 2002년 첫날은 오후까지 마우스를 좀더 놀린 뒤, 저녁 8시 비행기로 <예스터데이> 부산 촬영현장으로 날아가서야 저문다고.

글 위정훈 oscarl@hani.co.kr·사진 오계옥 klara@hani.co.kr▶ 미치겠다! 우린 1월1일 0시부터 달린다

▶ [00:00] <반지의 제왕> 개봉한 메가박스 앞

▶ [03:30] 쿠앤필름의 시나리오 작업실

▶ [09:00] <마리 이야기> 배급 준비하는 배급전문회사 청어람 사무실

▶ [11:00] 음악감독 이동준 작업실

▶ [12:40] <서프라이즈> 크랭크인 고사

▶ [14:00] <예스터데이> 프로덕션 디자이너 김석민 사무실

▶ [15:30] 서울극장 <나쁜 남자> 이벤트 홍보현장

▶ [17:50] KTB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의 하성근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