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낯설면서도 친숙한
러시아의 형식주의자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이른바 ‘낯설게 하기’(остранение)를 일상 언어와 구별되는 시적 언어의 특성으로 꼽은 바 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시어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 사용되는 일상의 언어와는 다르다. 시는 우리의 일상 언어를 낯선 방식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각운이나 두운, 동일한 어구의 반복, 의미론적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8-19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겁에 질린 극우파의 초라한 알몸
“광기에 찬 정신이상자의 돌발 행동인가, 아니면 치밀하게 계산된 확신범의 집단 살인인가.”
노르웨이 연쇄 테러범의 정체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브레이빅의 변호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그를 면담을 해본 결과 ‘그는 제정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스스로를 구세주라고 믿고, 지금은 전쟁 중이기 때문에 무슨 짓을 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으로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8-12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멈추어라! 너는 너무나 아름답도다!
<해리 포터>에 나오는 주문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레스토 모멘툼’. 이 주문은 어떤 언어에도 속하지 않는 가짜 문장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레스토’는 라틴어의 ‘머물다’(resto), 불어의 ‘멈추다’(arreter), 영어의 ‘체포하다’(arrest) 등 일군의 동사를 연상시킨다.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8-05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혼합현실에 살다
“트위터가 세상을 바꾼다.” 독설 닷컴의 고재열 기자가 언젠가 자신의 트윗 계정에 내걸었던 모토다. 당시 이 모토가 몇 사람의 심기를 거슬렀던 모양이다. 인터넷에는 금방 ‘트위터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반론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 얼마 뒤 중동에는 이른바 ‘SNS 혁명’이 일어나 수십년 동안 장기집권했던 독재자들이 줄줄이 권좌에서 물러났다. 물론 그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7-29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감정과잉의 오류
지금이야 익숙해졌지만 유학에서 막 돌아왔을 때는 방송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었다. 정서에도 기후가 있다면 독일사회는 한랭건조하고, 한국사회는 고온다습하다. 건조한 기후에 살다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이야기로 가득 찬 습식 TV를 보는 것은 한랭건조한 기후 속에 살다온 사람에게는 정서적으로 힘이 드는 일이었다. 장르의 구별 없이 모든 프로그램이 ‘드라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7-22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나치 코스프레의 ‘구린 미감’
임재범이라는 가수가 무대 위에서 나치 군복 퍼포먼스를 벌이는 바람에 인터넷에서 잠시 논란이 일어난 모양이다. 일각에서는 “전체주의에 맞서 자유를 옹호하기 위한 퍼포먼스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하고, 일각에서는 “나치에 숨진 600만 유대인들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트위터에 한마디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달걀귀신들의 공세가 시작된다. 아직 프로필 사
글: 진중권 │
2011-07-15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아이콘] 컴퓨터그래픽의 정치학
‘컴퓨터’는 영상매체가 되었다. 그 명칭이 시사하는 ‘계산’의 이미지는 오늘날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컴퓨터의 기능 전환이 시작된 것은 1950년대 중반. 소수의 엔지니어들은 이미 컴퓨터를 예술적 매체로 활용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거기서 탄생한 것이 컴퓨터 생성음악. 컴퓨터그래픽은 그보다 늦은 60년대 초반에 시작된다. 그래픽이 사운드보다 늦었던 것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1-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