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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오아시스> 4인4색-김봉석이 본 <오아시스>
종두의 형은 일장연설을 한다. 너도 이제 어른이 돼야지. 자기 행동에 책임도 지고, 남들이 널 어떻게 보는지도 좀 생각해 보고. 맞다. 어른은 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살아간다. 나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늘 따져본다. 체면이나 과시욕 같은 것들도,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생겨난다. 종두는 그런 ‘시선’ 같은 것에는 아예 신경도 쓰지
200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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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오아시스> 4인4색-김소희가 본 <오아시스>
<오아시스> 때문에 불면이다. 졸음이 쏟아져야 마땅한 형편 속에서 시사회에 갔는데 감정을 온통 집중한 나머지 돌아오는 밤길에 무척 힘들었다. 하루를 지내고 난 지금, 또 고스란히 날이 밝았다. 소란스러운 능변 대신 이 영화에 대해서 차근차근 잘 말하고 싶다는 갈망이 무거운 걸음걸이로 덤벼드는 졸음보다 힘이 센 모양이다.난 <박하사탕>이
200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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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오아시스> 4인4색-유운성이 본 <오아시스>
<오아시스>가 우리 영화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으며, ‘이창동 감독은 한국의 에밀 쿠스투리차’라고 주장한 고종석의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아시스>에서 현실과 판타지는 변증법적 통합을 위한 대립물로서 서로 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조금도 다치게 함이 없이 온전히 자신들의 특성을 유지하며 서로를 강화한다. 영화 속
200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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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오아시스> 4인4색-심영섭이 본 <오아시스>
사내는 모두가 겨울옷을 입고 있는 엄동설한에도 반팔 차림으로 콧물을 흘리고, 여자는 휠체어에 의지해 손바닥만한 하늘을 처음 대하는 사람처럼 바라본다. 오아시스의 홍종두와 한공주는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었다. 감독은 수선스런 시장통에, 나사가 널브러진 카센터에, 김칫국물이 누렇게 밴 아파트 벽에 주인공들을 숨겨놓고 ‘젊은이의 양지’로 박제돼버린 대한민국의 멜로
200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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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8월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1)
나루세 미키오(成瀨巳喜男·1905∼69), 일본영화 수입개방이 된 지 이미 오래지만, 그는 한국에서 아직도 미지의 작가다. 그러나 그는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와 함께 일본영화 1세대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들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아니, 일본영화사에서조차 본격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진 건 1980년대부터라고 말하는 편이 옳다. 192
200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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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8월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2)
홍성남/ 영화평론가 gnosis88@yahoo.com나루세 미키오의 초창기 걸작 <아내여 장미처럼>(1935)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토키영화로는 뉴욕에서 최초로 상영된 작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버라이어티>에 실린 이 영화의 리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예술을 애호한다고 떠드는 소수의 사람들에게서나 적당히 인기
200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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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8월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3)
나루세의 인물들 - ˝살겠다!˝우리가 만약 나루세적인 세계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 그 세계의 거주자로서 우선 편입될 만한 인물들은 가족과 자기 자신의 삶을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이다. 나루세의 영화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문제를 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림으로써 해결하려 한다(아니, 그들의 처지상 그럴 수밖에 없다). 예컨대, 오빠로부터 소
2002-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