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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부시라면 좋아할 영화네
● 현충일에 개봉하기엔 딱 그만인 블록버스터, 그러니까 마이클 베이가 1억4천만달러를 써가면서만든 영화 <진주만>의 소재가 된 일본의 미국함대 기습공격은, 90분간에 걸쳐 전함 여덟척과 다른 선박 7척, 그리고 전투기 188대를파괴했다. 약 2400명의 미국인이 사망했고, 거의 그 절반 정도가 부상을 당했다. 일본군은 고작해야 전투기 29대를 잃
200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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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포스트 냉전시대, 스파이 작가가 사는 법
● 존 르 카레가 그의 차기작인 <테일러 오브 파나마>의 자료를 수집하러 파나마에방문했을 때, 파나마 정부에서는 난리가 났었다. 영어권의 가장 잘 나가는 스릴러 작가가 파나마를 무대로 책을 쓴다니 그 사람들에게는 굉장한뉴스였다. 파나마 정부에서는 국민의 혈세를 펑펑 쏟아부으며 존 르 카레를 국빈 대접했다.그랬으니 르 카레가 <테일러 오브 파
200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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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간염에 관한 인류학적 관찰
● 지금까지 적지 않은 수의 일본의 영화감독들이 태평양전쟁이 벌어지던 여러 전선(戰線)으로달려가서 이런저런 패전의 경험들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예컨대 <들불>(1959)의 이치가와 곤이 달려간 전장이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던병사들을 결국엔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야수들로 만들어내는 지옥이었다면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1983)의
200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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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 보이지 않는 부메랑의 궤적처럼 상처는 허공을 그어 던진 사람에게 되돌아온다. 불구로남아 한쪽으로만 되새김질해야 하는 다리, 지울 수 없는 피부 색깔, 외눈박이 처녀의 내상 그리고 죽은 아버지의 그림자를 부여안고 바느질로 세상을기워나아가는 가족들의 빈한함. 부친 편지는 끝내 되돌아오지 않고 가슴에 남은 사랑의 박음질은 문신이란 수치로 다시 한번 인간들의
200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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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조지 부시라면 어땠을까?
● <D-13>은 구식 헤어스타일과 석간신문, 그리고 무개 리무진이 주름잡던,무엇보다도 미합중국 대통령이 한 역할 했던 스릴 넘치는 옛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노련한 감독 로저 도널슨과 신예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셀프는,케네디 대통령과 그 참모들이 백악관에서 자칫 세상을 아마겟돈으로 만들 뻔 했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비밀도청
200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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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아듀, 궁전의 시대여
● 한 더벅머리 젊은이가 베를린영화제를 알리는 공식 포스터 위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붙이고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만든 단편영화를 선전하는 포스터. 몇년 뒤 이 젊은이는 자신의 첫 장편영화가 상영되는 극장 앞에서 영화를 보러온 관객에게 기념으로 풍선과 필름조각을 나눠주었다. 이 엉뚱한 젊은이가 당시 32살의 바이트 헬머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의 <
200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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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슈퍼맨, 혹은 소련으로 간 카우보이
사실이냐 허구냐, 그것이 문제인가?1) 우선 다들 아는 사실. 도대체 역사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게 분명한 히틀러의 부대가 순전히 스탈린 이름이 붙은 도시를 그냥 놔둘 수 없다는 똥고집으로 스탈린그라드로 쳐들어갔다. 세상이 다 아는 바와 같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소모전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2) 우리의 주
200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