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잘 가 너무나 사랑했었어, <잘가> (더 자두, 2001) 몇년 전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싸이가 말했다. 자는 동안의 세상이 궁금해서 잠을 잘 못 자겠다고. 그 말을 들은 김국진과 윤종신이 염소처럼 ‘메헤헤’ 웃었다. 내가 판단하기에 그건 약간 선을 긋는 웃음이었다. 싸이의 저 증상은 뭐랄까, 불안으로 여기면 한없이 위로할 만한 일이지만, 성향으로 보자면 왠지 경계하고 싶은 속된 마음이었으니까. 더군 글: 복길 │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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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갔어 오지 않아,
(2PM, 2009) 몇번의 무산 끝에 간신히 성사된 ‘트친’(트위터 친구)과의 만남. 나는 그와 SNS상으로 종종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나를 인터넷에서 줄곧 지켜봐왔다며 연신 “신기해요”라는 말을 반복했고, 취향에 맞는 선물을 가져왔다며 내게 2PM 택연의 포토카드를 주었다. “그럼 고등학교 1학년이신 건가요? 글: 복길 │ 2024-10-24 - [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미쳤어> (손담비, 2008) 아이들은 분주하고 산만하게 걷는다. 손에 꼬챙이 음식을 든 채 노래를 흥얼거리고, 갑자기 욕을 하며 발차기를 하고, 서로 모른 척 걷다가 갑자기 우르르 대형을 만들어 목청껏 언쟁하기도 한다. 그들의 보행은 예측할 수가 없어서 어른은 길을 걷다 종종 그들의 대형 안에 포획된다. 굳은 얼굴로 바쁜 척 걷다 성가신 꼬맹이들에게 둘러싸인 어른의 모습은 우스꽝스럽 글: 복길 │ 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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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파티] 괜찮아 조금도 난 겁나지 않아,
괜찮아 조금도 난 겁나지 않아 - <FANCY>(트와이스, 2019) 종종 인천의 ‘인천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들은 대개 입을 떼기 전부터 실실 웃음을 흘리다가 상대가 반응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인천이라는 도시의 저속함에 대해 쏟아낸다. 그들의 묘사 속에서 인천은 자신과 전혀 관계가 없는 장소이며, 거칠고 더럽고 글: 복길 │ 2024-08-22 - [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한심한 꼬라지들 구제불능이라고 2001년 여름은 내가 가장 악착같이 돈을 모으던 시기였다. 그때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밑단이 신발을 덮는 커다란 힙합바지를 사야 했다. 그 바지는 가을 학예회 때 H.O.T.의 <열맞춰!> 무대에 오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구 동성로에는 ‘소금창고’라는 대형 보세 옷가게가 있었는데, 입구부터 매장 안까지 4m 정도 되 글: 복길 │ 2024-07-18
- [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기뻐서 울었고 슬퍼서 울었어, <2 Different Tears> 원더걸스, 2010 눈물을 흘려야 하루를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기분으로 흘린 눈물이든 다 괜찮다. 어제는 달팽이 경주에서 보호자들이 달팽이를 격려하는 말들을 보다 울었다. ‘침착해, 네가 가야 할 곳에만 집중해야 해. 다른 달팽이들은 신경 쓰지 말고.’ 가슴이 뭉클해지고 코가 찡해진다. 이때 감정을 억누르거나 억지로 눈물을 참으려 하면 안된다. 갑갑한 일이든, 분 글: 복길 │ 2024-06-20
- [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혼자만의 사랑>(김건모, 1993) 누군가의 생일이 1월이나 2월이란 걸 알게 되면 왠지 반갑다. ‘빠른’이라 불리는 그들은 나이를 밝힐 때가 되면 자신 없는 목소리로 출생연도를 말하고 단호한 표정으로 재빨리 ‘학교 나이’를 덧붙이는데, 나는 그때 드러나는 그들의 한국적인 자존심과 뻔뻔한 태도가 너무 좋아서 속으로 키득거린다. 열두달 중 가장 이른 때에 태어났지만, 세는 나이 일곱에 학교에 글: 복길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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