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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도린과 제라르를 위하여
여자는 83살이었고, 남자는 84살이었다. 그들은 지난 9월24일 북동 프랑스 오브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남자는 여자 곁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 30년 가까이 여자의 몸을 갉아먹고 있던 진행성 질환이 아니더라도 두 사람 앞의 생이 길지는 않았겠으나, 그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들은 60년 동안 서로 사랑했고, 58년간 부부였다. 여자의 이름은
글: 고종석 │
200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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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스위니 토드
전체적으로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해도, 특정한 장면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 영화들이 있다. 벤 애플렉, 리브 타일러가 주연한 <저지 걸>이 바로 그 애매한 카테고리에 속하는 영화였다. 이제는 기본적인 줄거리조차 희미해져버렸지만, 아직까지 생생한 것은 애플렉의 극중 딸의 학예회 장면이다. 아마도 뮤지컬을 발표하는 자리였을 거다. 99%의 아이들이
글: 최하나 │
200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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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록키> -가수 이석원
나는 인생의 훼이보릿이 명확한 편이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룹은 ‘펫샵보이스’이며 18년째 거의 매일 듣고 있는 인생의 음악은 그들의 <being boring>이고 살면서 가장 그리운 사람은 안토니오 이노키처럼 멋지고 웃긴 턱을 가졌던 내 친구 ‘이상문’이다.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여배우는 <사관과 신사>에 나오는
200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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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이매진]
[진중권의 이매진] 누군가 내 몸에 이름을 써준다는 것은
‘필로우 북’은 고대 일본의 서책인 <마쿠라노소시>(枕草子)이다. 책의 저자는 헤이안 시대의 궁녀였던 세이 쇼나곤(淸少納言: 965-1010?). 그가 궁정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적어놓은 메모를 모아 만든 책이다. 같은 이름을 가진 자신의 영화(1996)에서 그리너웨이는 곳곳에 이 책의 구절을 깔아놓는데, 그 인용구들은 쇼나곤의 섬세한 감성
글: 진중권 │
200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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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
[냉정과 열정 사이] 할리우드 엔딩이 아니어도 괜찮아
문득 할리우드라는 단어가 극장보다 일상에 더 밀착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극적인 반전과 해피엔딩이라는 할리우드의 보통명사적 특징을 걸러서 본다면 말이다. 지금은 찌질하지만 언젠간 보란 듯이 성공하겠어라는 순수한(순진한?) 개인적 열망에서부터 최근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의 광풍에 이르기까지 사실 따지고 보면 모두가 ‘할리우드 엔딩’을 향한 치열한
글: 김은형 │
200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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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영화읽기] <원스> 일상의 조각들로 짠 기적의 퀼트
최근 어떤 자리에서 한 선배가 “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도 공감했다. 내 자신의 내부를 골똘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사람에 대한 믿음을 버릴 수밖에 없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배신과 훼절과 변태의 충동들! 다른 사람들의 처지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정말 사람은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또 다음 순간, 그
글: 조선희 │
200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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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전영객잔] 부산이 선물한 두편의 영화
바다의 빛을 보며 아침을 맞는 것은 축복이다. 그리고 이후 밤까지 이어지는 영화의 빛들. 10월4일에서 12일까지 부산국제영화제는 이 두 가지 빛의 스펙트럼 속에서 열린다. 올해도 여느 해처럼 하루 4편가량의 영화를 보고, 미드나잇 스페셜을 들르기도 한다.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감독 중 한 사람이 한국계 중국 감독 장률이라 <경계>를
글: 김소영 │
2007-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