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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손가락 끝으로 꿈꾸는 우주인 <달팽이의 별>
영화는 연날리기 장면으로 시작한다. 초점이 불분명한 남자의 눈은 공중에서 흐느적대는 연을 보는 대신 몸에 부딪히는 바람을 읽으려고 하는 것 같다. 실타래를 쥐고 있는 남자의 옆에는 키 작은 여인이 서 있다. 영찬씨는 시청각장애인이다. 척추장애를 안고 있는 순호씨는 영찬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달팽이의 별>은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전구도 갈
글: 이주현 │
201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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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세 배우의 능청스런 연기와 대사의 맛 <양자탄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쁜 놈, 덜 나쁜 놈, 더 나쁜 놈이 벌이는 왁자지껄 수다스런 웨스턴 소동극, 중국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다. 그러나 같은 웨스턴 코믹활극이라 해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만큼 액션에 방점을 찍고 있진 않다. 대신 영화의 백미는 국민배우라 해도 무방할 세 명품배우의 속고 속이는 머리싸움
글: 송경원 │
201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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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행복한 삶을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 <해로>
“삶이 즐겁다면 죽음도 그러해야 한다. 그것은 같은 주인의 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해로>는 미켈란젤로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민호(주현)와 희정(예수정)은 40년 넘게 함께 살아온 부부다. 함께 살면 닮아간다는데 이 부부는 그렇지 않다. 꽃가게에 들른 민호는 만개한 꽃들을 보며 “시들면 쓰레기가 될 텐데 왜 꽃들을 사가는지 모르겠다”고
글: 이주현 │
201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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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실제로 우주에 갔던 강아지들의 이야기 <스페이스 독>
스푸트니크 2호를 타고 세계 최초로 우주에 간 개의 이름, 라이카. <스페이스 독>은 라이카의 뒤를 이어 지구로 무사 귀환한 우주견 벨카와 스트렐카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백악관에 선물로 보내진 강아지 푸쇽은 처음 만난 친구들에게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푸쇽의 엄마 벨카(안나 볼쇼바)는 서커스단의 인기 스타였다. 공연을 펼치던 중 로
글: 윤혜지 │
201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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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병풍이 화려하면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가비>
“그저께 밤에 카피차를 황태자 전하께서 많이 진어하신 후 곧 피를 토하시고 정신이 혼미하샤… (중략)… 황상폐하께서는 조금 진어하신 후 토하시고 근시 김한종 김서태 양씨와 엄상궁이 퇴선을 맛본 후 김한종씨는 곧 호도하여 불성인사하매 업어내어가고 하인 넷이 나머지를 먹고 또 병이 들었다 하니… 수라 맡은 사람들의 조심 아니한 것은 황송한 일이로다.”(강준만
글: 이영진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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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뻔한 로맨스가 아니라는 안타까움 <서약>
영화나 드라마에서 기억상실은 흔해빠졌다. 하지만 실제 세계에서는 어떤가. <서약>은 바로 그 희귀한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영화가 그리는 이야기의 실제 모델은 뉴 멕시코의 킴과 크리킷 카펜터 부부로, 결혼 2주 뒤에 당한 교통사고로 아내 크리킷은 남편과 결혼생활에 대한 기억을 몽땅 잃어버렸다. 크리킷은 끝까지 기억을 되찾지 못했지만, 다
글: 듀나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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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초능력에 대한 틴에이저들의 치기어린 환상, 그 이상 <크로니클>
고등학교를 다니는 앤드류(데인 드한)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병환으로 몸져누운 어머니를 둔 내성적인 소년이다. 그에게 부모를 대신해주는 이는 사촌 맷(알렉스 러셀)뿐이다. 어느 날 앤드류는 맷을 따라 외진 곳에서 열리는 파티에 갔다가 동급생 스티브(마이클 B. 조던)와 땅굴 속에서 이상 물체를 발견한다. 이후 셋은 염력을 갖게 되고 그 힘을 손 안 대고 과자
글: 이후경 │
2012-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