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에 마르샬 감독은 제5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전작 <오르페브르 36번가>로 이미 한차례 호평받은 바 있다. 끊임없이 갱들의 사연에 천착해온 그답게 <대부: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서도 갱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게다가 이번엔 실화다.
어린 시절, 집시 캠프에서 자란 모몽(제랄드 랑뱅)은 곤란에 처했을 때 도와준 서지(체키 카료)와 친구가 된다. “20살, 나도 모르는 새에 내 미래는 정해졌다”는 극중 대사처럼 장난으로 훔친 체리 한 상자는 둘의 삶을 암흑가로 밀어넣는다. 감옥을 다녀온 뒤 조직에서 발을 빼지 못하고 그대로 나이들어버린 모몽과 서지는 어느덧 리옹 갱들의 대부가 되어 있다. 모몽은 아내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다. 서지는 제어빕 일당과 작당해 조직을 배신했다가 교도소에 가게 된다. 모몽은 서지를 교도소에서 빼내주지만 이 일로 다시 지저분한 패거리에 얽혀든다. 제어빕 일당은 숨은 서지를 찾기 위해 모몽과 서지의 가족에게 위해를 가한다. 모몽은 서지와 함께 가족의 복수를 하러 다니는 중에 예상치 못했던 비극과 마주하게 된다.
‘대부’라는 명칭이 붙은 갱스터영화라고 해서 오해하면 안된다. <대부: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대부> 시리즈와는 관계가 없는 영화다. 단, 갱스터 누아르로서의 정서는 <대부>에서, 젊은 시절부터 나이든 현재까지 두 갱스터의 흥망성쇠를 보여준다는 점에선 <스카페이스>에서 영향을 받은 듯 보인다. 심지어 몇몇 장면은 <대부>를 향한 오마주로 비치기도 한다. 물론 두 작품을 뛰어넘는 영화적 기운을 지니고 있진 않다.
대부분의 장면이 고뇌하는 모몽의 모습으로 채워지고, 그사이에 수시로 플래시백이 개입하는데, 반복 주입되는 회한의 정서가 감정의 파장을 불러일으키진 못한다. 현재의 모몽을 연기한 제랄드 랑뱅과 젊은 모몽을 연기한 디미트리 스토로지에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