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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그림형제의 동화보다 단순한 <백설공주>
<백설공주>는 왕비(줄리아 로버츠)의 시니컬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눈처럼 하얀 피부, 앵두같이 빨간 입술, 칠흑 같은 머리. 그래서 이름도 ‘유치하게’ 백설인 공주를 왕비는 비아냥거린다. 그러니까 이건 “공주가 아닌 나의 이야기”라며 말이다. 한때는 매일같이 풍악소리가 울려 퍼지던 왕국은 새 왕비를 맞이하면서 쇠락해간다. 왕은 어린 백설공주
글: 이주현 │
201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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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그것은 기적이었다 <코리아>
그것은 기적이었다.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남북 단일팀이 여자단체전에서 대회 9연패를 노리던 중국을 꺾은 일은 기적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한국에 언제나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그 벽을 남과 북이 단일팀을 만들어 뛰어넘었다. 그 중심엔 남한의 탁구 여왕 현정화와 북한의 탁구 영웅 리분희가 있었다. <코리아>는
글: 이주현 │
201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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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현대적인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제목은 <어벤져스>에 붙여야 옳을 것이다. 8명의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한편의 블록버스터를 만든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만드는 거야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슈퍼히어로 8명으로 ‘좋은’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건 어떤가? 몇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마블엔터테인먼트가 영화라는 매체를 너무 만만하게 본다고 불평했다.
글: 김도훈 │
201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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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미묘한 감정의 탁월한 시각화 <은교>
왜 정지우 감독은 삼십대 배우에게 일흔살의 시인 역을 맡겨야 했던 것일까. 그 때문에 박해일은 촬영마다 여덟 시간이 넘는 특수분장을 감당했고, 다소 어색한 말투로 노인 흉내를 내야 했으니 말이다. <은교>에서 박해일이 연기한 이적요는 교과서에 작품이 실리고, 그를 기념하는 문학관이 만들어질 정도로 이름이 알려진 시인이다. 한적한 산속, 제자 서
글: 김효선 │
20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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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힘있고 생생한 캐릭터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에 사는 17살 소녀 알마(헬레네 베르그스홀름)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밝힌다’. 알마는 엄마가 일하러 간 낮 시간 동안 폰섹스 서비스를 이용하질 않나, 학교 킹카 아르투르(마티아스 미렌)가 매일 밤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질 않나, 지나가는 남자를 한눈에 ‘스캔’하는 등 성적 호기심이 왕성하다.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g
글: 김성훈 │
20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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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가족과의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는 엄마 <봄, 눈>
배경은 부산. 집에서 놀고먹는 철없는 남편(이경영)을 대신해 순옥(윤석화)은 빌딩 청소 일을 한다. 큰딸 미선(김하진)은 결혼해서 나가 살고 있고, 엄마밖에 모르는 순둥이 아들 영재(임지규)는 서울에 있으며, 까칠한 막내딸 미현(심이영)은 같은 집에 있지만 별 대화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순옥은 갑작스레 암으로 길어야 6개월 산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는
글: 주성철 │
20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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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전쟁에는 뭔가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르마딜로>
매드 미니와 다니엘 웰비는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지원한 어린 병사들이다. 질펀한 파병 전야 파티도 즐기고 가족들과 눈물 어린 포옹도 나눈 그들은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주에 자리한 아르마딜로 기지로 떠난다. 그리고 그들이 헬기에서 내리자 그들의 상관이 될 인물이 환영인사를 건네며 이렇게 말한다. “아주 흥미로운 시간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그 말을 들은 그들
글: 이후경 │
2012-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