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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감동적인 시간낭비,<25시> <미녀 삼총사2>
정치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발견해내지 못한 채 <갱스 오브 뉴욕>은 역사의 이름없는 희생자들에 대해 이렇게 애도한다. “우리가 존재했다는 사실조차도 후세 사람들은 전혀 모를 것이다.” 영화를 마무리짓는 이미지는 브루클린 공동묘지로부터 바라본 로워 맨해튼의 안개 자욱한 놀라운 매트 숏이었으며, 이것은 시간을 건너뛰어 2001년 9월10일의 지평선
글: 짐호버먼 │
200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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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행복한 개인을 목표로 삼는 <바람난 가족>
가정에 개인주의를 허하다
이 영화는 세태고발극이 아니다. 따라서 “현실을 얼마나 그대로 재현하였는가”를 기준으로 어설픈 리얼리즘-전형성 논쟁을 펼치는 것은 소모적이다. 그보다는 영화가 던지는 문제의식이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얼마나 유효적절한지를 논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곱씹는 것은 사실 불편하다. 그러나 “몰랐을 때가 더 행복했던 것 같다”는 아들에
글: 황진미 │
200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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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거울속으로>가 이미지로 설명하는 이승,저승,그리고 욕망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야" 명상을 통해 도달한, 어느 경지에 이르러 던지는 진리의 말씀 같은 이 대사는 영화 <거울속으로>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시각적 해석과 내용의 이해를 돕는 결정적인 열쇠말이다. 이 말은 또한 약 500년 된 회화사에서 영원한 화두처럼 사용되면서 때로는 사실보다 더 사실답게(간혹 보이지 않는 것도 보이도록) 그림이
200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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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바람난 가족> <4인용 식탁>의 여성들,몸을 이용해 제도를 돌파하다
남근 중심에서 자궁 중심으로 옮아가는 한국영화
1. 프롤로그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바람난 가족>은 바람에 대한 영화가 아니었다. 페미니즘, 일부일처제, 불륜과 간통의 질곡에 기대어, <눈물>보다는 <처녀들의 저녁식사>에 가깝게, 임상수는 처음으로 성이 아닌 죽음과 죄의식, 몸의 문제를 끄집어낸다. 주인공 호정은 춤을
글: 심영섭 │
200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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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도그빌>의 선물의 경제와 심판의 윤리를 넘어서
(영화 보시고 읽는 게 좋겠습니다.)
표독하고도 능글맞게 생긴 라스 폰 트리에의 ‘착한 여자 괴롭히기’는 이러나저러나 문제적이다. 실컷 당하던 그녀가 맘껏 갈겨대는 <도그빌>은 트리에 수난극의 터닝포인트를 찍는데, 그 ‘깨는’ 유턴이 마냥 카타르시스로 질주하는 건 아니다. 너무 극단적인 해답은 정답이 아닌 것 같기에. 게다가 노골적인 반미
글: 정승훈 │
200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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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소녀괴담에 대한 딱한 오해,<‥여우계단>
<여고괴담>이 나왔을 때, 세 가지 의미에서 ‘썰렁’했다. 첫째, 당시 거의 맥이 끊긴 한국 공포영화의 부활이라는 장르면에서, 둘째, 영화의 괴기스러운 교육현실이 허구가 아닌 진실이라는 주제면에서, 셋째, 공포의 장치가 다소 미흡하다는 기술면에서. 그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이하 <여고괴담2>)뿐 아니라 수편의 공
글: 황진미 │
200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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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입장료는 안내리고 지원은 축소될 것
문예진흥기금 폐지 적절한가
2875억원. 1973년부터 극장 관객의 쌈지에서 나온 문예진흥기금 액수다. 이걸 2002년 기준 소비자 물가지수를 반영하여 환산하면 4588억원이나 된다. 티끌 모아 태산 되고, 방울 모아 젖줄된 셈이다. 문화예술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폭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미비했던 시절, 문예진흥기금은 자발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글: 이영진 │
200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