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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악몽’의 근원 <초한지: 영웅의 부활>
<초한지: 영웅의 부활>은 철저히 유방에 초점을 맞춰 원전을 재해석한다. 정확히는 유방의 말년을 잠식한 ‘악몽’의 근원에 집중한다.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의 패권 다툼은 <초한지: 영웅의 부활>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란 얘기다.
영화는 죽음을 눈앞에 둔 유방(류예)의 고백으로 시작한다. “내가 평생을 두고 두려워한 상대가 두명 있
글: 이주현 │
201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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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3개의 장면 <필름 소셜리즘>
들뢰즈처럼 숏의 통일성으로 신을 구분한다면, <필름 소셜리즘>은 3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각 장면들엔 소제목이 붙는다. 지중해를 가르는 유람선을 담은 1부 ‘이러한 사물들’, 부모에게 자유와 평등, 연합(우애)에 관한 설명을 요구하는 남매의 이야기인 2부 ‘유럽이여’, 그리고 3부 ‘우리의 휴머니티’. 카메라는 진실과 허상의
글: 이지현 │
201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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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빅토르 위고 원작 <웃는 남자>
17세기 영국의 어느 해안, 불법 아동 인신매매단이 마스크를 쓴 한 소년을 눈밭 속에 남겨둔 채 떠난다. 소년의 이름은 그윈플렌(마크-앙드레 드롱당). 마스크는 길게 찢어진 그의 입매를 겨우 가리고 있다. 기이한 외모를 운명으로 짊어진 소년은 오갈 데 없는 자신을 받아준 우르수스(제라르 드파르디외)의 보살핌 아래 유명한 광대로 자라난다. 여동생이나 다름없는
글: 이후경 │
201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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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노년의 로맨스 <콰르텟>
“예술은 영원히 외로운 길이고, 비평은 그 발꿈치도 못 따라간다.” 갑자기 부담감이 밀려와서 노래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노가수의 고백에, 영화 속 남자는 이런 문구를 바친다. 둘은 오래전 결혼하리만큼 사랑했던 사이였고, 짧은 기간 동안 함께했지만 오해와 어긋남으로 인해 결국 헤어졌다. ‘비첨하우스’라고 불리는 영국의 대저택에서 두 사람은 노년이 되어서야
글: 이지현 │
201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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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강물이 품고 있는 생명의 소리 <모래가 흐르는 강>
도롱뇽의 친구를 자처했던 지율 스님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한 환경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모래가 흐르는 강>은 천성산을 내려와 내성천 가에 텐트를 친 지율 스님이 4년여간 내성천 일대의 변화를 기록한 작품이다. 지율 스님은 처음부터 한편의 영화를 염두에 두고 기록작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영화가 시작되면 이런 자막이 흐른다. “2008년
글: 이주현 │
201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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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야단법석 결별 스토리 <연애의 온도>
달콤한 사랑의 밀어 따위는 없다. 머리끄덩이 잡기는 예삿일. “너 같은 미친X는 정말 처음”이라는 발사에 “이런 개 같은 XX가”라는 폭격으로 받아치는 식이다. 연애 초기의 설렘과 흥분이 가라앉은 오래된 커플에겐, 식어버린 온도에 딱 맞는 ‘생활형 연애’가 남아 있을 뿐이다. <연애의 온도>는 3년째 비밀연애를 해온 직장동료 동희(이민기)와 영(
글: 이화정 │
201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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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한국 영화사에 바치는 질문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
냉정히 짚고 가자. <부러진 화살>이 공개되기 전까지 정지영 감독은 과거에 머물렀다. <남부군>의 명성과 거장 감독이라는 타이틀은 유효했지만, 현재진행형 감독의 수식을 붙이긴 어려웠다. <부러진 화살>이 거둔 평단과 흥행의 성공 이후, 연이은 <남영동1985>의 문제제기로 정지영 감독은 궤도를 되찾았다. 정지영 감
글: 이화정 │
2013-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