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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지하가 현실이다, 김예솔비 평론가의 ‘오다 가오리의 지하 삼부작’
오키나와 방언으로 석회암동굴을 뜻하는 가마는 오키나와 전투 당시 마을 주민들이 몸을 피했던 피난처이자 죽음의 장소였던 전쟁 동굴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키나와현 요미탄손에는 지비치리 가마와 시무쿠 가마가 있다. 지비치리 가마는 일본군의 강요에 의한 집단 자결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이고, 그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시무쿠 가마는 미군의 폭격을 피해 숨어
글: 김예솔비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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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습기를 머금은 몸들에 관해, 김연우 평론가의 <물의 연대기>
영화 <물의 연대기>를 말하기 전 원작을, 정확히는 이 회고록이 ‘아닌 것’을 언급하는 편이 좋겠다. 극복과 성공으로 귀결되는 전기가 아니다. 고백이나 고발, ‘친족성폭력 트라우마를 지닌 여성 A의 사례’가 아니다. 통상적인 연대기와도 거리가 멀다. 당사자이자 화자인 리디아 유크나비치는 장면(이 글에서 일컫는 ‘장면’은 기억 속 상을 의미한다
글: 김연우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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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특집] 과감할 뻔했던, 하지만 결국 통념에 갇혀버린 – 심용환 역사학자가 본 <왕과 사는 남자>
명하여 송현수(宋玹壽)는 교형(絞刑)에 처하고, 나머지는 아울러 논하지 말도록 하였다… 노산군(魯山君)이 이를 듣고 또한 스스로 목매어서 졸(卒)하니, 예(禮)로써 장사 지냈다.- <세조실록>9권, 3년 10월21일 기사 중
삼촌(세조)의 권력욕에 희생된 노산군, 즉 단종에 관한 기사는 단출하다. 장인어른 송현수가 죽자 노산군이 자살을 했고
글: 심용환 │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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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인터뷰] 슬픔의 왕좌에서 – <왕과 사는 남자> 배우 박지훈
힘없이 왕좌에서 물러난 연약한 어린 왕. 단종이 지닌 오랜 이미지는 쟁취하는 것보다 뺏기는 것, 힘 쓰는 것보다 잃는 것에 가까웠다. <왕과 사는 남자>는 역사적 사료에 상상을 뒤섞어 단종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한다. 생동하는 역사를 새로 쓰겠다는 강인한 의지의 주인으로서, 격식 없이 백성들과 함께 웃는 평등한 지도자로서. 폐위된 왕 이홍위의 프리
글: 이자연 │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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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인터뷰] 곁을 지킨 사람, 곁을 내어준 배우 - <왕과 사는 남자> 배우 유해진
<왕과 사는 남자>는 배우 유해진의 종합 선물 세트다. 코미디부터 무게 있는 드라마까지 그동안 배우 유해진이 보여줬던 거의 모든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이 영화에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에서의 능청스러움과 <이끼>(2010)에서의 광기가 공존한다. 중견 배우들을 향한 관객의 피로감이 종종 언급되지만 단언컨대
글: 송경원 │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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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인터뷰] 과감하게 상상하되, 지켜야 할 선을 지키다 – <왕과 사는 남자> 감독 장항준
역사는 단종 이홍위(박지훈)와 엄흥도(유해진)의 관계를 ‘죽은 선왕과 그의 시체를 거둔 백성’으로 칭한다. “연차가 쌓이며 사건보다 인물의 동기에 집중하게 됐다”는 장항준 감독은 엄흥도가 죽음을 무릅쓰고 시신을 수습한 이유와 생전 둘의 관계를 유추하며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 살아남은 사실을 죄처럼 여긴 단종과 식구의 안위만이 중요했던 촌장 엄흥도는 영화에서
글: 조현나 │
사진: 백종헌 │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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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2]
[특집] 서글픔이 읽히는 그의 흰색 도포 - 프로듀서, 미술·의상 감독이 전하는 <왕과 사는 남자> 제작기
<왕과 사는 남자>가 그리는 단종은 세조에 의해 폐위된 비운의 어린 왕 이상이다. 백성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알고 나란히 앉아 평안하게 웃는다. 활쏘기에 능하며 불굴의 얼굴로 세력에 저항한다. 박윤호 프로듀서는 박지훈 배우를 섭외할 때 이 굴곡을 가장 먼저 기대했다. “그간 역사 속 단종은 유약하고 힘없는 존재로만 그려졌다. 하지만 &l
글: 이자연 │
202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