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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거칠어지고 싶은 거친 영화, <터치다운: 특별판>
버트 레이놀즈가 “여자를 때리면 관객의 항의가 없겠냐”고 걱정하자 로버트 알드리치는 “괜찮아, 자네 매력 때문에 용서할 거야”라고 말했다. 이미 스티븐 매퀸과 똑같은 일을 저질렀던 샘 페킨파나 돈 시겔, 알드리치의 1970년대 영화는 남성성을 두고 서로 경쟁했다. 코가 부러질 정도가 돼야 재미있다고 인정했다는 알드리치의 영화 중에서도 스트레이트한 영화가
글: ibuti │
200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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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이것이 진정 영화의 자세다, <후프 드림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크래쉬>는 나에게 미국의 인종차별 이야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이런 것도 있다. 프랑스 영화지 <카이에 뒤 시네마>는 아시아영화 <내 곁에 있어줘>를 2005년 최고의 영화로 꼽았다. 타자의 삶을 보다 감동에 취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한 영화가 감동을 주거나 아니면 무반응에 머무는
글: ibuti │
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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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할퀴고 헐뜯어도 가족이기에 소중합니다, <다섯 번째 계절>
한국에선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스콧 맥기와 데이비드 시겔은 그리 만만한 감독이 아니다. 두 사람은 십여년 동안 세편의 영화를 공동 연출하면서 ‘가족 게임과 정체성’이라는 일관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에드 우드와 막스 오퓔스 영화의 자장 아래 위치한 <봉합>과 <딥 엔드>의 주제인 ‘위기에 빠진 가족의 길 찾기’는 두 사
글: ibuti │
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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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마틴 스코시즈가 빚어낸 완벽한 영화문법, <분노의 주먹 SE>
<분노의 주먹>은 1970년대의 마감인가 아니면 1980년대의 포문을 연 작품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은 현재 할리우드영화 혹은 미국 작가주의영화의 위치를 가늠해보는 것과 같다. <분노의 주먹>은 분명 <대부> <내슈빌> <애니 홀>을 잇는 1970년대의 적자이며, 이후에 만들어진 어떤 할리우드영화
글: ibuti │
200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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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우리 시대 코미디언의 자기분열적인 투영, <부부일기>
<매치포인트>를 보았다.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 영국식 악센트보다 더 낯선 건 슬픔의 감정이었다. 내내 흘러나오던 (질리와) 카루소의 아리아처럼 구슬픈 앨런의 영화를 보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곧, 앨런과 그의 영화가 구속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앨런의 영화엔 자기반영성이란 딱지가 곧잘 붙는다. 극중에 감독
글: ibuti │
200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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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눈물겨운 무국적자 예술가의 삶, <비포 나잇 폴스>
네스터 알멘드로스와 올란도 지메네즈 레알이 만든 다큐멘터리 <부적절한 행위>는 카스트로 체제의 쿠바 정부가 동성애자·반체제자에게 가한 불관용의 역사를 기록한 작품이다. 거기엔 작가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는데, 인터뷰를 본 줄리앙 슈나벨은 <바스키아>에 이은 두 번째 ‘예술가의 초상’의 주인공으로 그를 선택했다.
글: ibuti │
200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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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6개의 삭제장면을 만나는 기적, <미 앤 유 앤 에브리원>
엉뚱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엉뚱한 영화가 엉뚱한 곳으로 찾아올 때가 있다.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은 그런 느낌의 앙상블 영화다. 다양한 영역에서 예술가로 활동해온 미란다 줄라이의 데뷔작은 아마추어 뮤지션이 만들어낸 매혹적인 인디록 같다. 그러나 그 공명은 충만한 것이어서 ‘욜라 텡고’의 잊지 못할 멜로디처럼 머리 속에서 쉬 사라지지 않는
글: ibuti │
200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