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스코프]
수박 서리와 함께한 어느 여름 날, <여름이야기> 촬영현장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스탭들이 밀짚모자와 수건부터 나눠준다. 미처 모자를 준비하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인데다 가만 서 있어도 끓어오르는 날씨라 취재진 모두들 사양하지 않고 넙죽 받아든다. 머리에 쓰고, 목에 두르니, 농활 패션 일색이다. <여름이야기> 촬영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경북 예천군 예천읍 용문면 선동. 대형버스는 들어가지 못하는 외진 곳이
글: 이영진 │
사진: 서지형 │
2006-08-16
-
[씨네스코프]
살기 위한, 살리기 위한 몸부림, <월드 트레이드 센터>
2001년 9월11일, 비행기 두대가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 돌진했다. 거대한 건물이 꿈결처럼 무너져내리는 가운데,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창밖으로 몸을 내던졌다. 여기저기서 오열이 터져나왔다.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였다. 그로부터 약 5년이 지난 지금, 9·11 사태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그날 그곳’에 카메라를 갖다댄 <월드 트레이드 센터&
글: 장미 │
2006-08-09
-
[씨네스코프]
디스코 3인방의 쿵짝쿵짝 해프닝~ <디스코2000> 촬영현장
지난 7월31일 오후 3시. 이태원에 위치한 클럽 ‘reBall’ 안은 딴 세상이다. 자욱한 스모그, 자미로콰이의 흥겨운 음악,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조명은 여느 클럽의 자정 무렵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구석구석에서 조명을 세팅하고, 카메라의 동선을 확인하며, 수십명에 달하는 보조출연자와 주연배우의 분장과 연기지도
글: 오정연 │
사진: 이혜정 │
2006-08-09
-
[씨네스코프]
귀여운 모녀의 알콩달콩 수다현장, <허브> 촬영현장
“어휴, 내가 안 쳐다보고 있으면 만날 다치냐?” 다부진 말투와 함께 반창고를 붙이는 손놀림이 능숙하다. 영락없이 말썽쟁이 아이를 앞에 둔 엄마의 모습. 그런데 이곳 <허브> 촬영현장에선 무언가가 뒤바뀌어도 단단히 뒤바뀌었다. 꾸지람에 고개를 숙이는 것은 엄마요, 쉴새없이 호통을 치는 것은 딸, 그것도 조금 ‘모자란’ 듯 보이는 딸이다. 이상
글: 최하나 │
사진: 서지형 │
2006-08-01
-
[씨네스코프]
고향에서 청하는 청춘과의 화해, <귀향>
“<귀향>은 나 자신의 근본으로 회귀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어떤 의미에서 나 자신과의 화해를 구하는 것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내 청춘과의 화해였다. 나의 젊은 시절을 정리한 것이다. 또한, 이 영화는 죽음에 대한 시선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고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밝혔다. <나쁜 교육> 이후 만들어진 알모도바르의
글: 정한석 │
2006-07-25
-
[씨네스코프]
조폭도 통역이 되나요? <조폭 마누라3> 촬영현장
“그건 재미없지.” 식탁에 둘러앉은 채 수저를 든 이범수, 오지호, 조희봉을 향해 백동현 촬영감독이 한마디 던졌다. 그럼에도 오지호와 조희봉의 시선이 계속 어긋나자 이번엔 무전기를 통해 조진규 감독의 조언이 날아들었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이범수는 그 틈을 타 접근해온 방송사의 카메라를 향해 “여름엔 밥이죠”, 너스레를 떨었다. 멍을 그린 분장으로 얼굴
글: 장미 │
사진: 이원우 │
2006-07-25
-
[씨네스코프]
시각장애 소녀와 호스트의 사랑, <사랑따윈 필요없어> 촬영현장
강원도 원주 치악산 중턱. 가파른 숲길을 헤치고 올라가면 울창한 여름 숲 가운데 운행이 끊긴 터널이 모습을 드러낸다. 터널 끝은 아찔한 절벽으로 이어지고, 절벽 바로 앞의 좁다란 공간에서 <사랑따윈 필요없어>의 두 주인공 김주혁과 문근영이 살수차가 뿜어내는 거센 빗줄기 아래서 말다툼하는 장면을 찍고 있다. 문근영은 재벌가의 상속녀인 시각장애인
글: 이다혜 │
사진: 오계옥 │
200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