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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토니 스콧, 당신의 가장 번득이던 시절
1993년 개봉한 이 영화라면 할 말이 너무 많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실질적인 예고이자(92년 <저수지의 개들>은 96년에나 국내 개봉했다) X세대의 ‘근본없는 감수성’이 범벅된 작품(<청춘 스케치>는 기껏 범생이 영화였지), 또 엄청난 배우들을 패키지로 본(관록의 게리 올드먼과 풋내기 브래드 피트가 나란히 단역!) 내 인생의 영화(얼
글: 차우진 │
201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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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그 순간 그는 목사이자 MC였다
음악다큐멘터리는 한 인물이나 공동체의 역사를 압축한다는 점에서 (내 입장에서는) 중요한 자료다. 물론 ‘자료’이기 때문에 그 관점이나 맥락에 휘둘리지 않아야 할 필요가 더 많이 요구된다. 이를테면 “그는 록의 전설이었어요”라는 말에 감동받을 수는 있어도 그걸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것이다. 솔직히 피곤한 일이다. <말리>를 보면서도 그랬다. 레게를
글: 차우진 │
201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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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그야말로 ‘일격필살’
뭐 어쨌거나 <헤이와이어>는 스파이 액션영화다. 스파이도 있고 액션도 있으니까. 다만 ‘본 시리즈’나 ‘007 시리즈’와는 다른 방식인데 어떤 점에선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비슷한(지루한?) 인상도 받는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이 ‘경제성’에 있다고 본다. 이야기의 얼개도, 편집도, 대사도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다.
글: 차우진 │
201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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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매뉴얼대로 흐른다?
<미쓰GO>의 음악은 <시체가 돌아왔다>와 비교할 만하다. 기반이 다른 작곡가들(<시체가 돌아왔다>는 델리스파이스 윤준호, <미쓰GO>는 크로스오버 피아니스트 아리야)의 음악이 결과적으로 엇비슷하다는 점도 재밌다.
클래식을 전공한 아리야의 메인 테마는 뜻밖에도 웅산이 노래하는 스윙, 다른 스코어도 재즈와 블루스
글: 차우진 │
201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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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편견과 애정
<나는 공무원이다>에는 두개의 편견이 있다. “저런 애들 내가 잘 안다, 꿈만 먹고 사는 애들”이란 대사처럼 ‘인디’밴드에 대한, 또 한편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공무원에 대한 편견. 그런데 한편 관객의 편견도 건드린다. 홍대 근처 7급 공무원 집 지하실에 인디밴드가 입주하고 어쩌고 하는 예고편을 보고 ‘또 홍대 앞 밴드들을 이상하게 그리는 코미디’
글: 차우진 │
201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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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남은 시간에 대해 생각하다
우리집에 있는 고양이 이름은 ‘봉수’다. 덩치는 크지만 겁이 많아 손님이 오면 몇 시간이고 숨어 있다. 그래서 남들은 우리가 잘 지내는지 궁금해한다. 당연하지. 이 큰 고양이는 둘만 있으면 내 연약한 무릎에 올라와 덩치를 비비적댄다. 물론 <미래는 고양이처럼>은 정작 고양이와 큰 관계가 없지만(한국어 제목만큼은 참신하다) 시간에 대한 흥미로운 관
글: 차우진 │
201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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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낭만적인 선율로 깔아놓은 복선
<미드나잇 인 파리>는 아름다운 영화다. 비록 1920년대 파리의 흥청망청 예술적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21세기 미국인의 동경이 제국주의자의 향수와 맞물린다고 해도, 어쨌든 아름답고 감명 깊은 영화다. 오래된 푸조 자동차, 젊고 매력적인 여자들의 플래퍼 스타일, 화려하면서도 모던한 아르데코풍 옷을 입은 남녀들이 밤새 와인에 취하는 파티가 21세기
글: 차우진 │
2012-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