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무원이다>에는 두개의 편견이 있다. “저런 애들 내가 잘 안다, 꿈만 먹고 사는 애들”이란 대사처럼 ‘인디’밴드에 대한, 또 한편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공무원에 대한 편견. 그런데 한편 관객의 편견도 건드린다. 홍대 근처 7급 공무원 집 지하실에 인디밴드가 입주하고 어쩌고 하는 예고편을 보고 ‘또 홍대 앞 밴드들을 이상하게 그리는 코미디’라 생각했던 게 나만은 아니었기를. 물론 <나는 공무원이다>는 각각의 편견을 허들처럼 훌쩍 뛰어넘는다. 홍대 앞에 대한 사회문화적 이해와 인디밴드, 공무원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영화를 조금 다른 코미디로 만든다.
특히 좋았던 건 어깨에 힘을 쪽 빼고 설렁설렁 흐르는 음악이다. 멤버들이 옷을 맞춰 입던 1980년대처럼 음악마저 거창했다면 분명 삐걱댔을 것이다. 장영규 음악감독이 작곡한, 영화 속 밴드 ‘삼삼은구’의 콘테스트 참가곡 <오늘도 난 어제와 같지>는 성준과 송하윤의 서투른 발성마저 매력적으로 만든다. 적절한 위치에 머물며 제 역할을 충실히 그 각각의 편견과 오해를, 무엇보다 관객의 까탈스러운 시선을 애정으로 바꿔놓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