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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북촌방향>의 가장 화창한 단면
무리에서 빠져나온 남자가 담배를 문다. 그를 뒤쫓아 나온 여자가 웃으며 말한다. “내가 여기 나오는 데에 몇 가지 우연이 작용했을까요?” 사실 남자가 기대한 여자는 그녀가 아니었고, 그래서 다소의 실망과 약간의 헛웃음이 교차되는 순간이지만, 이때 여자가 짓는 웃음과 그녀의 말투는 이 남자에게 새로운 기대를 심어놓는 듯 보인다. 여전히 ‘애교’라는 두 글자
글: 강병진 │
사진: 손홍주 │
20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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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영화는 언어적인 속박을 벗어나 어딘가로 가보려는 일”
<북촌방향>은 2010년 12월10일부터 27일까지 7회차에 걸쳐 북촌 일대에서 만들어졌다. 여섯 번째 촬영과 마지막 촬영 사이 4, 5일의 휴지기가 있었다. 홍상수 감독이 들려준 거의 모든 대답의 서두였던 30여번의 “기억이 잘 안 나는데”는 생략했음을 일러둔다. <북촌방향>의 스포일러가 불가피하게 포함돼 있다.
-전작 <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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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북촌의 꿈, <북촌방향>이라는 이 진귀한 체험
…북촌의 꿈
나는 <북촌방향>의 시간의 체험록을 써보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이 영화의 비밀을 밝히고자 한 것이 아니다. 작용은 무수한데 뜻은 없는 이 영화는 그래서 의미상으로는 밝힐 비밀이 없다. 그 표면들의 작용 자체가 비밀이어서, 느끼다보니 감정들이 비밀스러워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글의 초입에서 영화가 시간을 다룰 수 있다고 한 나의
글: 정한석 │
20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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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시간의 불투명함 상징하는 <북촌방향>의 흑백
아무래도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의 활동을 말하지 않고 건너뛰긴 어려울 것 같다. 홍상수 영화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이 다양한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시간의 압축과 확장에도 깊은 연관이 있다는 건 이미 밝혀진 것인데, <북촌방향>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은 의외로 단출하다. 그게 이 영화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의 특별한 점이다. <북촌방향>
글: 정한석 │
20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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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교차하고, 겹치고, 되돌아가는 시간
<북촌방향>이 칸에서 상영됐을 때 홍상수 영화에 무한한 애정을 지닌 동세대의 명감독 클레어 드니는 파리에서 칸까지 오로지 이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5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영화제에 왔고 영화를 보고 새벽에 돌아가면서 “더없이 슬픈 영화다. 특히나 라스트신의 정서가 훌륭하다”고 찬탄의 말을 남겼다고 한다. 정성일은 <북촌방향>을 처음
글: 정한석 │
20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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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시간을 흔들어대는 영화, <북촌방향>
거창하게 시작은 했는데 막상 <북촌방향>을 설명하려니 난감하기만 하다. 시간을 중심 화제로 놓고 이 영화의 서사를 추릴 때 실은 다음과 같이 너무 간단해지기 때문이다. 전직 영화감독 성준(유준상)은 어느 날 서울의 북촌에 도착하여 친한 형인 영호(김상중)를 만나고 과거의 여인이었던 경진(김보경)을 잠깐 방문하고 영호가 아끼는 후배 보람(송선미)
글: 정한석 │
20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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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언어주의자 김훈과 영화주의자 홍상수
예컨대 그들의 대구란 이런 것이다. 김훈의 <칼의 노래>의 이순신이 김훈의 말처럼 “리얼리스트”일 때 홍상수의 <하하하>의 이순신은 세상은 있는 그대로 보는 거냐는 한 남자의 질문에 “아니지,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게 아니지. 그런 게 어디 있냐? 생각을 해봐”라고 말한다. 김훈이 <칼의 노래>에서 ‘꽃은’과 ‘꽃이’ 사이에
글: 정한석 │
2011-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