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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빼앗긴 동방의 빛을 찾으러 경성 최고의 사기꾼이 납신다
“곤노빠가야로, 한번 더 묻겠다. 내가 누군지 아나!” 지난 12월26일, <원스 어폰 어 타임>의 41회차 촬영현장. 자신에게 칼을 들이민 일본군 야마다(김수현)에게 봉구(박용우)가 소리친다. 사실 야마다 입장에서는 그가 누군지 알 필요가 없는데다, 봉구 또한 자신을 누구라고 속여야 할지 계획이 서지 않은 상태다. 적막한 긴장의 틈새를 비집고
사진: 서지형 │
글: 강병진 │
200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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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책갈피에 숨겨진 사랑의 비밀, <그 남자의 책 198쪽> 촬영현장
삶이 지루한 도서관 사서 은수(유진)에게 어느 날 청량한 사건이 생긴다. 준오(이동욱)라는 남자가 찾아와 옛 애인이 남긴 메모를 보여주며 한 가지 부탁을 한다. 거기에는 “198쪽을 봐. 너에게 전해주고 싶은 내 마음이 거기 있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준오는 애인이 도서관에서 빌린 책 목록을 보길 은수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준오의 전 애인은 독서왕! 여
글: 정한석 │
200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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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그날 GP에 무슨 일이 있었나, 공수창 감독 신작 촬영현장
거대한 성처럼 음침한 GP(Guard Point: DMZ 내에 있는 소대단위 벙커)에서 대원들이 쏟아져나오고, 노수사관(천호진)의 총구가 불을 뿜는다. 예닐곱명의 건장한 수색대원들이 노리는 것은 앰뷸런스를 탈취하여 도망가려던 GP장(조현재). 엄격한 군인정신을 겸비한 수사관과 독기를 품은 젊은 군인이, 백전노장의 중견 배우와 혈기왕성한 젊은 배우가 날카로운
글: 오정연 │
사진: 이혜정 │
200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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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거침없는 여걸들의 ‘쩐의 전쟁’
11월14일, 장소는 미사리 조정경기장. 수많은 인파가 마치 휴일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사람처럼 보이지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엑스트라들이다. 연출부의 사인이 오가면 외투를 둘러쓰고 있던 배우들과 수십명의 엑스트라들이 일제히 옷을 벗고 촬영을 준비한다. 매서운 초겨울 날씨 속에 이들은 한여름의 추격신을 촬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중 마치 땀이 나
사진: 손홍주 │
글: 주성철 │
200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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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소녀가 되고 싶은 소년, 꿈을 꾸다
늦가을의 남양주종합촬영소. 가족 단위 관람객 덕분에 흥겨운 분위기지만, 지난 10월28일 오후 3시 김경묵 감독의 <청계천의 개> 마지막 촬영장은 고요했다. 전날 새벽부터 세트촬영이라고 들었는데, 이제야 첫 번째 컷을 준비 중이다. 세트제작에 뭔가 착오가 있었다는 한 스탭의 전언. 화면 가득한 인어 그림에서 시작하여, 그림이 걸린 방 안 침대 위
사진: 오계옥 │
글: 오정연 │
200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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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형사와 팜므파탈의 무방비사랑
무방비도시다. 작열하는 자외선에 무방비인 얼굴이 화끈거린다. “한국에도 이런 데가 있었네.” 선크림으로 번들거리는 얼굴의 스탭 몇명이 디카를 꺼내들고 정박한 요트를 찍고 있다. 시가 43억원에 하루 대여비만 600만원이 넘는다는 옅은 크림색의 초호화 요트 주위로는 카메라와 장비들을 설치하는 스탭들의 손길이 점점 빨라진다. 10월15일, 부산국제영화제의 환호
글: 김도훈 │
사진: 오계옥 │
200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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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돌아온 그 남자들의 숙명적 만남
“거참 고집세네, 씨팔!” 현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걸쭉한 욕지거리를 내뱉는 사람은 아니나 다를까 김해곤 감독이다. 10월17일 밤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차려진 <숙명> 촬영현장, 김해곤 감독은 두만 역을 맡은 민응식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아니 씨벌, 고개를 좀 들라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냐?” 보기에 따라 모욕적일 수도 있는 감
글: 문석 │
사진: 오계옥 │
2007-10-25